공모·사모 모두 조달 어려워…자금 압박 지속
“지주 지원 카드 꺼낼까”…향후 대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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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B업계는 CJ CGV의 조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기 만기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공모채가 잇따라 미매각됐고, 금리 변동성과 영화산업 투심 부진까지 겹치며 조달 여건이 한층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 조달 역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선 결국 모회사인 CJ의 지원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CJ CGV는 이달 2500억원 규모 공모·사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 중 공모채만 2000억원 규모다. 내년 6월에는 2200억원 규모 CB 콜옵션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이 같은 부담을 감안해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CGV가 향후 5년간 상환해야 할 회사채·신종자본증권 규모는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내년 콜옵션이 도래하는 2200억원 규모 CB는 2021년 3000억원으로 발행된 물량으로, 주식으로 전환된 800억원의 물량을 제외하고 현재 대부분 개인투자자 보유분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에 비해 자금 여력과 대응력이 떨어져 상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시장 노이즈가 커지며 부담이 결국 회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콜옵션 부담이 회사 측으로 더 크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공모 시장에서도 조달은 쉽지 않다. CJ CGV가 올해 추진한 두 차례 공모 발행은 모두 사실상 실패했다. 5월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는 주문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7월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는 단 한 건의 기관 주문도 없으며 전량 미매각됐다. 시장에서는 공모 조달은 사실상 봉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공모채가 연달아 미매각되면서 공모 시장에서의 조달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만기 부담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이 CJ CGV의 조달 전략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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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난이 심화되자 일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CJ CGV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향후 만기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회사는 5년간 약 1조원의 추가 조달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며, 올해 3분기 보고서 기준 5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미상환 채권(기업어음 제외)은 총 1조342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200억원 CB와 4000억원 CB는 각각 내년과 내후년에 콜옵션 기한이 도래한다.
사모 시장을 통한 조달도 쉽지 않다.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며 발행 비용이 높아진 데다, 영화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되지 않아 조건이 맞는 사모채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가 한 달 새 30~40bp 오르며 발행 비용이 부담스러운 환경”이라며 “업황 전망까지 좋지 않아 CGV가 사모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CJ CGV는 정책성 자금을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9월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붙여 P-CBO 방식으로 800억원을 조달했다. 만기 3년·금리 5.81% 조건이다. P-CBO는 시장 접근성이 낮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대기업이 이를 활용하는 경우는 회사채 시장이 극도로 경색됐을 때에 한정된다. 그만큼 CJ CGV의 조달난이 깊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결국 모회사인 CJ㈜의 지원 가능성이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거론된다. CJ㈜는 CGV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2023년 42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지난해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4400억원어치를 현물 출자한 바 있다. 추가 지원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시장에서는 신용보강 등 간접적 지원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다. 내부에서도 모회사 지원 기대감이 감지된다.
CGV 관계자는 “CB 콜옵션 이행은 자본시장 내 관행이자 시장질서의 기본”이라며 “CGV는 중장기 재무전략 수립 시점부터 CB 상환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