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테일러메이드, 美 올드톰 최고액 제시…우협 선정 유력
입력 2025.12.15 12:08
    확인 실사 단계 유지…ROFR 변수에 우협은 아직
    MFO·글로벌 PEF 제치고 자금력·종결 가능성 부각
    SPA 앞두고 LOC·인수금융 구조 집중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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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세계 3대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매각이 본입찰을 거치며 막판 국면에 접어들었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PE)는 최근 진행한 본입찰 결과를 토대로 입찰자들의 자금 조달 구조와 거래 종결 가능성을 점검하는 확인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투자사 올드톰캐피탈(Old Tom Capital)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IB업계에 따르면 올드톰캐피탈은 이번 본입찰에서 시장에 알려진 4조4000억원을 웃도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뿐 아니라 자금력과 거래 종결 가능성 측면에서도 경쟁 후보 대비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도자 측은 올드톰캐피탈 측의 자금확약서(LOC) 확보 여부와 인수금융 구조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드톰캐피탈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둔 골프 산업 특화 투자사다. 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성격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벤처 클럽' 기반 자금 구조로 운영된다. 

      올드톰은 그간 골프 장비·라이프스타일·테크·커뮤니티를 아우르는 투자에 집중해왔다. 드라이브박스(Drivebox), 페어게임(Fairgame), 루소 클라우드(Russo Cloud), 콰이어트 골프(Quiet Golf) 등 골프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너 일가의 신뢰도와 장기 투자 성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본입찰에서도 복수의 미국계 투자자들이 4조원대 후반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제시 가격과 자금력에서 올드톰이 가장 앞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드톰캐피탈의 오너 일가가 미국 내에서 신뢰도가 높은 루스벨트 가문 출신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한다.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투자 성향이 강하고, 단기 엑시트에 치중하는 전통적 PEF와 달리 운영 안정성과 경영진과의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당초 이번 인수전은 올드톰캐피탈과 미국계 고액자산가 연합인 멀티패밀리오피스(MFO) 간 양강 구도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MFO 역시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거래 종결 가능성과 자금 조달의 확실성 측면에서 올드톰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대형 PEF들의 경우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기존 주주 F&F의 존재가 인수 구조상 불확실성으로 작용한 데다, 달러 기준 거래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점도 보수적인 접근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본입찰에서는 산업 이해도가 높은 미국계 FI들이 중심에 서는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거래의 핵심 변수는 여전히 F&F의 우선매수권이다. F&F는 지난 2021년 센트로이드 컨소시엄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며 테일러메이드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과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동의권을 확보했다. 센트로이드가 우협을 선정하고 SPA 조건을 확정하면, F&F는 동일 조건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매도자 측은 우협 선정에 앞서 입찰자들의 자금 조달 구조를 보다 면밀히 점검하는 쪽을 택했다. 단순히 가격이 아니라, SPA 체결 이후 실제 클로징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판단이다. 확인 실사에서는 투자자 구성, LOC 확보 수준, 인수금융 구조와 레버리지 비율 등이 집중적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를 2021년 약 2조15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매각이 4조원대 중후반에서 성사될 경우 4년 만에 최대 3조원에 가까운 평가차익을 거두게 된다. 출자자(LP) 회수 성과는 물론, 향후 출자사업에서의 트랙레코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매도자 측은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자들을 대상으로 확인 실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