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 투자 구조 따라 회수 성과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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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현대LNG해운 매각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투자금 회수 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남은 과제로 꼽힌다. 이번 거래가 투자 원금 수준의 회수로 평가되는 가운데, 투자 주체별 회수 성과는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현대LNG해운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컨소시엄 내부적으로 투자금 회수 분배를 둘러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컨소시엄은 현대LNG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특수목적법인(SPC) 아이기스원(Aegis One) 지분 100%를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의 해운·자원개발 계열사인 프론티어리소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부채를 제외한 지분 가치 기준 4000억원대로 알려진다.
거래가 최종 종결된 것은 아니지만,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 간 온도차가 감지된다.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에 참여한 만큼 매각 대금의 회수 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배당 등을 통해 일부 수익을 거둬들였지만, 이번 매각이 완료될 경우 전체적으로는 원금 수준의 회수에 그칠 것으로 평가된다. IMM PE는 수익성이 제한된 거래로 인식되는 반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수익을 확보한 구조로 파악된다.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는 독립 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별도 법인으로, 공동 컨소시엄 투자 사례는 드문 편이다. 두 회사가 바이아웃 딜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은 지난해 에코비트 인수 사례가 현대LNG 이후 약 10년 만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자산이 장기간 보유해온 투자처인 만큼 그간 여러 재무적 변화가 있었고,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가 각각 독립된 별도 투자 주체여서 기관투자자(LP)들의 이해관계도 다르다”며 “매도 계약은 체결됐지만, 남은 정리 과정에서는 양측 간 입장 차이가 미묘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14년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상선의 LNG 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했다. IMM컨소시엄은 SPC를 설립해 현대LNG해운㈜ 지분 80%를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매각대금 가운데 1000억원을 재투자해 지분 20%를 보유했다.
당시 IMM컨소시엄의 현대LNG해운㈜ 지분 인수 구조는 IMM PE가 순수 지분 투자(후순위)를 전담하고, IMM인베스트먼트가 인수금액 일부를 메자닌 펀드(중순위)로 투자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실질적인 경영권은 IMM PE가 가졌다.
계약에 따라 현대상선은 2018년까지 현대LNG해운 지분 처분이 제한됐으며, 대신 일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보유 지분을 IMM 측에 무상으로 넘기기로 했다.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현대상선은 2018년 말까지 보유 지분 20% 가운데 14%를, 2019년에는 잔여 6%를 각각 IMM 측에 이전했다. IMM 측은 현대LNG해운 지분 100%를 약 4000억원에 확보한 셈이 됐다.
IMM컨소시엄은 2020년부터 다수의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현대LNG해운 매각을 타진해왔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해외 매각에 대한 우려로 HMM과도 협상이 이어졌으나 가격 눈높이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해외 전략적투자자(SI)들도 관심을 보였으나 진척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시나르마스 측이 지난해 말부터 접촉을 이어오며 실사와 협상을 거쳐 거래가 본격화됐다.
인도네시아 최대 기업집단 가운데 하나인 시나르마스그룹은 다양한 사업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현재는 창업주 아들 세대인 오너 3세들이 사업군별로 역할을 나눠 경영하는 체제다. 오너 라인이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현대LNG해운 인수 역시 오너 차원에서 막판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정부의 승인 여부도 거래 성사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 전략 화물인 LNG 수송을 담당해온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에 대해 정부가 최종 승인을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 이번 거래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