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판분리 '붐' 생보업계, 실적은 늘었지만...규제 강화에 내부통제 '부담'
입력 2025.12.23 07:00
    한화생명, 2021년 '한금서'로 제판분리
    영업력 강화했지만, 낮은 유지율이 문제
    규제 강화에…GA 내부통제 관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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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보험대리점(GA) 규제 강화를 앞둔 가운데 GA 자회사를 확장한 생명보험사들이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효율화를 위해 제판분리를 단행했지만, 영업 환경 악화로 실적 확보는 어려워지고 신뢰 제고 방안까지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생명보험사 중 판매 채널을 분리한 곳은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다.

      한화생명은 2021년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금서)를 설립하고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당시 1만8000여 명에 달하던 영업 조직을 모두 한금서에 이관했다. 한화생명은 최근 한국투자금융이 보유한 한금서 지분 11.11%를 사들이며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한금서는 즉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설계사 수가 매출로 직결되는 GA업계 특성상 인력 확보에 공을 들였다. GA협회에 따르면 2021년 말 한금서가 보유한 설계사 수는 1만7700명이었지만, 지난 상반기 말 기준 2만7000명으로 1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출범 후 실적은 성장세였지만, 최근 들어 소폭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금서는 올해 3분기 801억원의 순이익을 확보했다. 전년 동기(836억원) 대비 4% 하락했다. 한금서는 출범 후 2023년 흑자전환한 뒤 연간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2021년 3500명의 설계사 조직 전체를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생명금융서비스(미금서)에 넘겼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한금서와 달리 미금서의 설계사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3700명으로 출범 당시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실적 또한 최근 들어 약화하는 모습이다. 미금서의 3분기 순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75억원) 29.3% 감소했다.

      계약 유지율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상반기 말 기준 한금서의 13회 유지율은 생보 85.3%, 손보 85%로 대형 GA 중 낮은 편에 속한다. 같은 기간 미금서의 유지율은 생보 93%, 손보 91%로 집계됐다.

      25회차 유지율을 보면 차이가 더욱 크게 드러난다. 한금서의 25회차 유지율은 생보 68.5%, 손보 72.6%다. 상위 20개 GA(설계사 수 기준) 중 생보 유지율이 70% 미만인 곳은 한금서와 한화생명의 또다른 GA인 한화라이프랩뿐이다. 미금서의 유지율은 각각 77.3%, 81.6%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보험계약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고,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차원에서 보험사에게도 좋지 않다"며 "금융당국이 유지율을 주의 깊게 보고 있는 만큼 신뢰 확보에서 유지율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GA 운영위험 평가제도'를 신설한다. 위탁GA의 민원 발생률과 계약 유지율, 불완전판매 비율 등에 따라 회사별 운영 위험을 1~5등급으로 평가한다. 해당 결과에 따라 보험사의 킥스에 인센티브, 혹은 페널티를 부과할 계획이다.

      보험사가 운영하는 오너형·자회사형 GA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이 최근 발표한 '2024 대형 GA 내부통제 실태 평가' 결과에 따르면 자회사형 GA 15곳 중 4~5등급(취약·위험)을 받은 곳은 20%(3곳)였다.

      금감원은 "평과 결과가 양호한 대형 GA의 경우도 내부통제상 일부 미비점이 있는 만큼, 취약한 부분을 면밀히 살펴보고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며 "금년부터 본격적인 평가를 실시한 만큼 도입 초기의 현실을 감안해 다소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으나, 평가를 점차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