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난항에 SKC 신용등급 'A' 하향
입력 2025.12.24 16:30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1974억원
    "재무구조 개선 작업 모니터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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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C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최근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업황의 비우호적인 산업 환경 아래 수익성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다. 별도 기준 차입금 규모 등 자체 채무부담이 확대될 경우 지주회사 신용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4일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SKC의 기업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내렸다. 지난 23일 한국기업평가가 동일하게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렸으며,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선제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SKC는 화학, 이차전지, 전자재료 제조사업 등을 종속회사를 통해 영위하는 지주회사다. 종속기업으로는 SK엔펄스, SK넥실리스, SK피아이씨글로벌을 포함한 20개사다.

      SKC는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1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속기업인 SK피아이씨글로벌이 지난 2023년부터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침체 등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 내에 수익성 회복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SK넥실리스의 경우 전기차(EV) 수요 둔화에 따른 고객사 재고 조정,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2023년 이후 매출액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김서연 NICE신평 연구원은 "현재 SKC는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액과 이익 기여도가 높아 사업실적이 석유화학 업황과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동박 및 반도체 소재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함에 따라 향후 회사 실적은 화학 부문 비중이 감소하고 전지용 동박, 반도체 소재 등으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소재 부문은 SK엔펄스, ISC, 앱솔릭스(Absolics)로 이뤄져 있다. SK하이닉스 등 캡티브(captive)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엔펄스의 경우 2023~2025년에 걸쳐 대부분의 사업부들을 매각했으며, 12월 중 SKC에 합병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신규 인수된 ISC의 연결 편입 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전사 내 반도체 소재 부문의 비중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또 앱솔릭스의 유리기판 상업생산 이후 중장기적 측면에서 사업 기반 강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또 실적 부진과 대규모 투자지출로 확대된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9월 말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가 50.7%로 높은 수준이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장미수 한기평 연구원은 "SKC는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추가적인 사업부 매각, 전략적 투자자 유치,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 진행상황 및 효과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