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지주에 CIB부문 신설, 김성현 배치…'3부문장' 체제로 변화
입력 2025.12.26 20:02
    이재근·이창권·김성현 '3부문장' 체제로
    CIB마켓부문 신설…생산적금융 전면에
    조영서 부사장 승진…디지털 전략 강화
    • KB금융이 김성현 전 KB증권 대표를 지주 부문장으로 선임하면서 차기 회장 후계 구도에 영향을 미칠 핵심 부문장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유력한 내부 승계 후보군도 이재근·이창권·김성현 등 3인 구도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날 조직개편과 함께 지주 및 KB국민은행 인사를 단행하고, 김성현 전 KB증권 대표이사를 CIB마켓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KB금융 지주 부문장은 ▲글로벌 및 WM·SME를 담당하는 이재근 부문장 ▲미래전략부문 이창권 부문장 ▲CIB마켓부문 김성현 부문장 등 3인 체제로 운영된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가늠하는 핵심 보직으로 인식해 왔다. 이재근 부문장은 지난해 말 국민은행장 임기 종료 이후 글로벌사업부문장으로, 이창권 부문장은 KB국민카드 대표 임기 종료 이후 디지털부문장 및 IT부문장으로 지주에 복귀해 핵심 후보군에 합류한 바 있다.

      이번 인사로 새롭게 합류한 김성현 부문장은 KB증권 IB부문 대표를 포함해 약 7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인물이다. 최근 KB금융이 '생산적금융'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업금융(CIB)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김 부문장이 지주 핵심 보직에 배치되면서 차기 후계 구도에 이름을 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성현 부문장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지주 'CIB마켓부문'을 맡게 된다. CIB마켓부문은 그룹 차원의 생산적금융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성격의 조직으로 기업금융(CIB)과 자본시장 기능을 연계해 투자·운용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이재근 부문장은 신설된 WM·SME부문을 맡아 그룹 차원의 종합 자산관리(WM)·연금 서비스와 중소기업(SME) 고객 전략을 총괄한다. 이창권 부문장은 전략담당과 AI·DT추진본부를 통합해 신설한 미래전략부문을 담당하며, 그룹 전략과 디지털·AI 혁신을 연계해 AI 전환과 신성장 사업 발굴을 이끈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주 내 주요 임원 승진도 함께 이뤄졌다. 김경남 ESG 담당 상무와 나상록 재무담당 상무(CFO)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비서실장에는 강승호 상무가, HR담당에는 주동욱 상무가 각각 승진 배치됐다.

      디지털 전략 강화 흐름도 두드러졌다. 조영서 AI·디지털 본부장 겸 국민은행 AI·DT추진그룹대표 부행장은 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부사장은 맥킨지앤컴퍼니와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신한금융에 합류한 디지털 전략 전문가로, KB금융의 중장기 전략 수립을 총괄할 전망이다.

      아울러 최석문 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대표 부행장은 지주 준법감시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윤희승 KB손해보험 장기보험상품본부장은 지주 보험담당 상무로 선임됐다. 승진과 보직 이동이 이어진 가운데, 감사·리스크 등은 유임되며 조직 안정에 무게를 뒀다.

      한편 KB국민은행에서는 개인·기업·CIB·WM·영업추진 부문 전반에서 총 13명의 부행장이 새로 선임되며 인사 폭이 비교적 컸다. 조직 개편과 맞물려 생산적 금융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성장금융추진본부'를 신설하고, 여신 관리·심사 조직을 재편해 첨단산업과 성장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영업조직도 손질했다. 기존 12개 지역영업그룹을 강남·강북·수도권·영남·충청호남 등 5개 영업추진그룹으로 재편해 현장 지원을 집중화하는 한편, 소비자보호그룹 산하에 금융사기 예방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내부통제와 고객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