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兆 대어’ 글로벌세아 제지사업 통매각에 외국계 IB 각축전
입력 2025.12.31 10:30
    태림포장·전주페이퍼 등 매각 나서
    매각 주관사 선정부터 IB 경쟁 치열
    PEF 등 잠재 원매자 수임 물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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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세아그룹이 태림포장·전주페이퍼 등 그룹 내 제지 부문 사업의 통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조 단위 거래를 둘러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빅딜 수임’ 경쟁이 뜨거운 분위기다. 앞서 매각 주관을 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주관사 선정 이후에는 잠재 원매자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제지 부문 자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로 UBS를 잠정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공식 주관 계약은 맺지 않은 상태로 초기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상역이 2020년 인수한 태림페이퍼와 태림포장, 태림페이퍼의 100% 자회사인 티앤제이인베스트먼트를 통해 2023년 인수한 전주페이퍼와 전주원파워 등 관련 사업 전반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제지 부문 사업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매각 측은 잠정 매각가로 약 2조원을 희망하고 있다. 검토 작업을 마친 후 매각 진행 여부와 구조, 세부 일정 등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단위 거래를 둔 IB 간 매각 수임 경쟁이 치열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글로벌 IB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최종적으로 UBS가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각 IB들은 국내 헤드급 인사가 직접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서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UBS는 홍콩 지부까지 나서 수임전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에서 탈락한 IB들은 조 단위 거래의 잠재 인수자를 선점하기 위해 물밑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해당 매물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자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문 보수도 매각보다 인수 자문일 때가 더 많다.

      제지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주목한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국내 대형 PEF들이 인수 검토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환율 효과를 앞세운 해외 기업은 물론 국내 유관 기업들도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세아의 제지 부문 인수·합병(M&A)은 2020년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 태림포장을 약 7500억원에 인수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자상거래 증가로 택배 상자용 골판지 수요가 늘면서 태림포장의 실적이 개선됐다.

      글로벌세아는 2023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MS PE)로부터 전주페이퍼와 열병합발전소인 전주원파워를 6500억원에 추가로 인수했으며, 율촌화학의 판지 사업부를 사들이며 제지 사업 규모를 확대했다.

      다만 전주원파워의 경우 인수 직후부터 시너지가 제한적이라는 판단 아래 맥쿼리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실제로 맥쿼리 측과 일정 수준의 협의가 진행되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가격 눈높이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다양한 매각 구조를 검토해온 글로벌세아는 제지 사업 통매각으로 전략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세아그룹은 과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 2018년 인수한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 부문(현 세아STX엔테크)은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22년 인수한 쌍용건설은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해 지난해 5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그 이전에 누적된 적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량 자산을 매각해 조단위 현금을 확보하면 재무 부담을 덜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