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랠리, 대장주 중심으로 전개
코스닥 반도체주는 제한적 흐름
마지막 공모주 세미파이브도 15% 상승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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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급등하며 코스피 반도체 랠리를 이끈 반면, 코스닥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하면서 같은 반도체 업종 안에서도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장주로 수급과 관심이 집중되며 업종 내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2025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1월 2일 종가가 17만1200원이었으나, 12월 30일에는 65만1000원으로 마감하며 연간 수익률이 280%를 웃돌았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기간 5만3400원에서 11만9900원으로 올라 1년 새 주가가 126%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도 전고점을 넘어섰다. 2025년 1월 2일 24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4200선을 돌파하며 75% 넘게 상승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분 상당 부분을 두 종목이 견인했다는 평가다. 지수 상승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급이 집중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2025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하반기 들어 전방 AI 시장에 대규모 투자가 몰리며 메모리 산업이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기대가 확산된 영향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형성된 수급 타이트 현상이 범용 D램과 서버용 낸드 시장으로까지 번지면서, 양사가 동반 랠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코스닥 반도체주, 특히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AI 산업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대형주보다 더 큰 조정을 겪는 장면도 반복됐다. SOL AI 반도체 소부장 지수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3.36%에 그쳤고, 1년 수익률 역시 72.81%로 대형 메모리주의 상승률과는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온도 차는 공모주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29일 상장한 올해 마지막 공모주 세미파이브는 공모가(2만4000원) 대비 15.21% 오른 2만7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상장 종목 가운데 '따블'이나 '따따블'을 기록한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세미파이브는 반도체 설계 서비스 업체로, 청약 과정에서 15조6751억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점을 감안하면 기대와의 간극은 더 크게 느껴졌다는 분석이다. 세미파이브는 업황 자체가 호조인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43.93%로, 기관투자자들의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기대가 커질수록 투자자 시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만 쏠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본다.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는 구간에서는 개별 기업의 기술력이나 세부 사업 내용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상징성이 큰 종목이 우선 선택받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포트폴리오 성과 관리와 결산을 앞둔 수급이 겹치면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체급이 큰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업종 안에서도 관심의 온도 차가 벌어졌다. 대장주가 먼저 움직인 뒤 관련 종목으로 시선이 확산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코스닥 반도체주나 소부장 종목들은 단기적으로 상대적 소외를 겪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랠리가 본격화될수록 투자자 관심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쏠리고 있다"라며 "대형주 중심의 상승 국면에서는 업종 내 주가 격차가 커지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내년에 코스닥 부양 정책이 나온다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률을 뛰어넘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