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중에 잠시 미뤄진 것으로 관측
김형일 전무 등 내부출신이 후보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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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인선 지연으로 행장 자리가 공백이 되는 건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인사권을 쥔 대통령실이 방중 일정으로 분주한 가운데 차기 행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이날 만료된다. 이날까지 차기 행장이 임명되지 않음에 따라 기업은행은 당분간 김형일 전무의 직무대행 체제가 가동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공모나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등의 절차는 없다. 통상 행장의 임기 만료 전 차기 행장의 선임을 완료하지만 정부의 후보 낙점이 늦어지면서 행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다만 기업은행 안팎에선 공석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4~7일 국빈 방중을 앞둔 가운데 인선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앞서 윤종원 전 행장 때도 차기 행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일주일가량 전무이사가 직무대행에 나섰던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작년 말께 임명이 완료됐어야 하지만 이 대통령이 방중을 앞둔 탓에 잠시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5일, 혹은 방중 일정 후에 인사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관측되고 있다. 작년 초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했고, 최근까지도 임금 미지급 건을 두고 노조와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기업은행 역사상 행장이 연임한 경우는 단 2번에 그치기도 한다.
김 행장의 후임으로는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가 거론되고 있다. 김 전무는 경영지원그룹장, 혁신금융그룹장, 글로벌사업부장 등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기업은행의 '전략통'으로 특히 생산적 금융 전환을 앞둔 상황 속 혁신금융그룹장 경력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역대 행장 중 내부출신은 대부분 전무에서 승진한 사례다. 최근 있었던 산업은행 회장, 수출입은행장 인사에서 내부출신을 선호하는 기조가 뚜렷함에 따라 내부 등용이 더욱 유력해졌다는 평가다.
이외에는 양춘근 전 IBK연금보험 대표,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전 IBK자산운용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외부 인사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과거 기업은행장은 관료 출신이 도맡았지만 2010년대 들어 내부 출신이 임명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작년 말 관료 출신 인사들이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자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류장희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지금처럼 밀실에서 깜깜이로 진행하다 정권 측근 낙하산을 내리꽂는다면 노동자들의 저항과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전 행장 취임 당시엔 노조의 강경한 반발에 부딪혀 26일동안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차기 행장 선임 후 조직개편 및 차기 경영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 지원과 모험자본 공급 등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신임 행장 취임 후 1월말까지 조직개편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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