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선제 인력 충원, 딜 증가 국면에서 시험대
작년 리그테이블 선방…올해도 'IB 귀환'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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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해 대규모 인력 충원으로 업계의 이목을 끈 JP모건이 추가 인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M&A(인수·합병)시장에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귀환’이 두드러진 데 이어, 올해에도 크로스보더를 중심으로 한 대형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지난해 M&A 등 거래가 급증한 미국에서는 다가올 호황을 대비해 월가 투자은행들의 뱅커 인력 확보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국내에서도 인력 확충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은 한국 관련 M&A를 담당하는 인력을 추가로 충원하고 있다. 이번 채용은 주로 실무를 담당하는 워킹 레벨 인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전까지는 커버리지 조직을 중심으로 한국 관련 인력을 늘려 왔으나, 현재는 M&A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 충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력 충원이 마무리되면 커버리지팀을 포함해 한국 관련 거래를 담당하는 인력은 50명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앞서 JP모건 서울지점은 지난해 초 25명의 신규 인력을 한꺼번에 영입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입 대상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등 경쟁 외국계 투자은행(IB) 소속 주니어 인력이 주를 이뤘다.
당시 국내 IB 업계 전반에서 영업 환경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가 강했던 만큼, 이례적인 대규모 인력 충원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실효성을 둘러싼 관심이 제기됐다. 다만 약 1년이 지난 현재 JP모건 내부에서는 선제적인 인력 확충이 늘어난 딜 업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손 부담을 완화하며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베스트조선 집계에 따르면 JP모건은 2025년 연간 리그테이블에서 2위를 차지했다.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주식교환 거래를 비롯해 DIG에어가스, 테일러메이드 등 대형 M&A 매각 자문을 맡았고, 무신사 기업공개(IPO) 거래에도 참여했다. 조솔로 한국 IB 대표와 장태원 북아시아 M&A 공동총괄이 이 거래들을 진두지휘했다.
이번 M&A팀 추가 인력 보강은 최근 딜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데다, 올해 들어 관련 업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절대적인 딜 수가 늘어나면서 드물게는 손이 부족해 거래를 수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업계 전반에서 인력 충원을 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회계법인과 IB는 딜 규모나 크로스보더 거래에서 역할과 쓰임이 서로 다른 만큼, 각자 다른 시장에서 거래 볼륨을 키워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M&A 호황과 IPO 확대를 배경으로 JP모건을 비롯한 월가 투자은행들이 인력 확충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2021년 이후 지난해가 M&A와 자본조달 등 거래 성과가 가장 좋았던 해로 평가되면서, IB들이 다가올 호황 국면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올해 국내에서 외국계 IB의 ‘먹거리’가 풍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로는 대형 거래의 구조적 특성이 꼽힌다. 조단위 이상 대형 M&A의 경우 거래 성격상 해외 투자자와의 협업, 복잡한 크로스보더 구조 설계가 필수적인 만큼 외국계 IB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2~3년 국내 M&A 시장을 이끈 회계법인과는 업무 영역이 다르다.
실제 지난해 DIG에어가스 거래와 SK이노베이션의 LNG 사업 유동화 등 수조원 규모의 초대형 거래를 비롯해 주요 대형 거래들은 대부분 외국계 IB가 주관했다. 인베스트조선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M&A 주관 순위 상위 10곳 가운데 7곳이 외국계 IB였다.
국내 대기업들의 거래가 대체로 크로스보더 아웃바운드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글로벌 IB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그동안 비교적 조용했던 대기업들도 점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했다. JP모건이 해당 거래를 연결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향후에도 삼성전자가 크로스보더 아웃바운드 딜을 중심으로 M&A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매각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추가로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가 본격화된 데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SK스퀘어를 중심으로 한 추가 투자 수요도 남아 있다. LG그룹 역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으로 꾸준히 해외 M&A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PEF) 업계는 상대적으로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계 PEF를 중심으로 국내 투자 활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해 국내사가 진행한 조단위 PEF 거래는 글랜우드PE가 무바달라와 인수한 LG화학 수처리 사업이 사실상 유일했으며,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환경 역시 외국계 자본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PEF 가운데서는 EQT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EQT는 지난해 리멤버앤컴퍼니와 더존비즈온을 잇따라 인수했으며, 이후에도 수익성이 검증된 ‘알짜’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맥쿼리그룹의 행보도 주목된다. 맥쿼리는 지난해 DIG에어가스를 매각했고, 연초에는 LG CNS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키며 회수 속도를 높였다. 현재는 어프로티움 매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맥쿼리가 올해 새로운 투자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보령 LNG 터미널 인수, 울산 GPS 투자 유치 등 인프라 딜에 참여한 바 있다.
연초부터 대형 매각 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세아의 제지사업 통매각 거래의 경우 UBS가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DL케미칼은 특수 라텍스 생산 자회사인 카리플렉스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주관사를 계속 물색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