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옥동호 새해 첫 경영포럼...화두는 '본원적 경쟁력'
입력 2026.01.08 13:36
    ‘실행력’을 화두로 꺼낸 신한금융 경영포럼
    생산적 금융 기조 속 계열사 본업 경쟁력 '점검'
    하이닉스 사례로 조직 결집·목표 의식 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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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2026년 상반기 경영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각 계열사가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를 어떻게 실행으로 옮길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주요하게 제기될 전망이다. 생산적 금융이 핵심 화두로 부상하면서 계열사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각 사가 혁신을 통해 레거시 금융의 역할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논의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이날부터 2박3일간 경기 기흥연수원에서 2026년 상반기 경영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은행·증권·보험 등 주요 계열사 임원 25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진옥동 회장 연임 확정 이후 처음 열리는 그룹 차원의 전략 포럼이다. 올해 포럼은 예년의 1박 2일 일정에서 확대돼, 일정과 프로그램을 대폭 늘려 구성됐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실행력’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영포럼이 키케로의 『의무론』을 바탕으로 내부통제와 도덕적 공동체를 강조했다면, 올해는 금융 환경 변화 속에서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을 어떻게 실행으로 연결할 것인지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다. 금융산업 전반이 기존 금융 모델에서 벗어나야 하는 국면에 접어든 만큼, 무엇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가 핵심 질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생산적 금융, 기업 여신, 자본시장 기능이 강조되면서 금융산업의 수익 구조 역시 변화 압력을 받고 있다. 예·적금 등 전통적인 은행 상품에서 자본시장으로 자금 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금융과 투자금융 영역에서는 은행과 증권 간 업권 구분도 점차 흐려지고 있다. 

      기업 여신 확대와 중소·중견기업을 향한 모험자본 공급 등으로 협업과 시너지가 강조되는 상황이지만, 각 계열사가 본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영역 확장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이번 포럼의 배경으로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번 포럼에서는 각 계열사가 자기 영역에서의 본원적 경쟁력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혁신과 실행이 필요한지를 고민해오라는 과제가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전략 공유를 넘어, 각자의 역할과 기본기를 다시 돌아보라는 취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각자 자기 영역에서 기본기를 확고히 가져가야 한다는 의미”라며 “작년 경영포럼이 ‘의무론’을 통해 당연히 해야 할 것들을 점검하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그 연장선에서 업의 본질로 다시 내려가 기본 경쟁력을 어떻게 실행으로 이어갈지를 묻는 자리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럼 프로그램 역시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 임원들은 사전에 여러 권의 도서를 읽고, 성찰과 향후 계획을 공유·토론하는 세션에 참여할 예정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함께 SK하이닉스의 재건 과정을 다룬 『신뢰게임』이 필독서로 선정된 것도, 실행이 조직의 경쟁력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신뢰게임』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만년 2등이었던 하이닉스가 구성원 간 신뢰와 협업을 바탕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린 과정을 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이 같은 사례를 공유한 데 대해, KB금융그룹과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격차를 좁히고 다시 한 번 선두 경쟁에 나서자는 내부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실행을 통해 판을 바꾼 하이닉스의 사례가 조직 내부에 긴장감과 목표 의식을 환기하려는 상징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진 회장은 지난해 12월 연임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 대상 최종 면접에서 그룹의 ‘자긍심 회복’과 근본 경쟁력 재정립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코인, AI 전환(AX) 등 금융의 역할이 재정의되는 국면에서도, 본원적 경쟁력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 이번 포럼 전반에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경영포럼은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무엇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를 되짚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실행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