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모멘텀은 북미 LNG선·군함 수요
고밸류 지적 있었지만 증권가 "상승 여력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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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주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반도체 업종으로 수급이 쏠린 상황에서도 최근 미국발 뉴스가 이어지며 주가는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 시장의 시선은 북미향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와 특수선 모멘텀에 쏠린다. 올해 실적은 물론 중장기 주가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도 국방 예산을 50% 이상 늘린 약 6000억달러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 예산 증액 안의 세부 내용을 보면 ▲해군 무기 도입 예산에 324억달러 ▲우주·공군 연구개발(R&D) 투자에 238억달러가 각각 배정됐다.
예산 증액이 현실화할 경우 군함 사업을 영위하는 조선사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조선업 연구원은 "국방 예산 늘리는 데 해군 얘기도 포함돼있다 보니 여기서 한국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쪽에서 한화에 대한 언급이 지속되는 만큼 군함과 관련해서는 한화오션 주가가 크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미국과의 협력 기대가 과도하게 선반영 돼, 실제 성과가 지연될 경우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다만 미국과의 협력이 실질적인 사업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공유되며 조선사들의 주가 상승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주가 워낙 강세를 보이며 수급을 끌고 간 측면이 있지만, 조선 업종은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실제 숫자가 찍히는 종목이라 주가 상방이 더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최근 조선 3사의 목표주가를 ▲HD현대중공업 74만~84만원 ▲한화오션 16만~18만원 ▲ 삼성중공업 2만9000~3만9000원 선에서 제시하고 있다. CLSA는 "현재 조선주들의 수주잔고 대비 기업가치는 0.5~0.7배 수준으로, 과거 사이클 고점인 1.0배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는 4분기 무난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점쳐진다. 실적 자체는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점이 4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조선 3사 실적 가를 '북미향 LNG선 수주'
올해 조선사들의 실적 기대감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고가 LNG선 수주 물량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 한해 LNG 운반선 발주 규모는 115척으로 예상된다. 신규 LNG 프로젝트 개발 확대로 LNG 운반선 수요가 느는 데다 노후 선박 교체 수요까지 더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LNG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이 확정되며 시장에서 기다려 온 북미향 LNG선 발주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 3사의 2028년 납기 슬롯은 대부분 소진된 상태로 파악된다. 지난해 12월 수주가 한꺼번에 몰리며 슬롯이 빠르게 채워진 영향이다. 지금부터 체결되는 신규 계약은 대부분 2029년 납기 물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선가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LNG선 신조선가가 소폭 하락하는 추세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회사 측은 LNG선 선가가 급등했던 배경으로 과거 카타르에서 대규모 발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점을 들며, 당분간은 선가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오션은 선가 상승 요인으로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본격화돼 경쟁 조선소들의 슬롯이 빠르게 채워질 경우 선가가 다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봤다.
증권가는 수급 구조도 아직까진 조선사들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2029년 납기 기준으로 봐도 LNG선 발주 가능 물량보다 조선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슬롯이 오히려 더 적단 것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현재 조선사들이 가지고 있는 케파보다 발주 물량이 많을 것으로 점쳐져서 선가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가도 바닥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좀 오르는 분위기"라고 했다.
'MASGA'와 '잠수함 수주전'...나눠 봐야 할 특수선 모멘텀
미 군함 시장 진출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HD현대는 산은PE와 손을 잡고 MASGA 펀딩에 나섰다. 한화오션도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추가적인 투자와 협력이 어떤 형태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한화오션은 미국 내 조선소 추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쿨터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대표이사는 8일 "향후 수년 내 다른 지역에서 두 번째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미국 내 조선소를 직접 인수한 사례가 없는 HD현대를 향한 시장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법인은 기다려달라"며 "지금은 준비 중에 있고 앞으로는 미국 쪽 계획에 대해 준비되는 대로 크게 답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함정 정비·수리·개조(MRO) 사업을 둘러싼 조선사들의 준비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수주를 확보하며 미국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외에도 삼성중공업, HJ중공업, SK오션플랜트 등도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획득을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적지 않다. 정부가 이번 잠수함 사업을 위해 이달 말 한화오션, 현대차 등 관련 기업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캐나다를 합동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 기대감을 자극했다. 국가 대 국가사업인 만큼 외교·안보를 포함한 지정학적, 정치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점이 막판까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캐나다는 전시 상황에 직접 노출된 국가가 아니다 보니, 어떤 작전 환경에서 어떤 무기 체계가 필요한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은 편"이라며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RFI(정보제안요청서)에 비교적 많은 내용을 담아 제출한 점이 숏리스트 진입에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업체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가 간 사업인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