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해외 수수료 감소·고객 이탈 우려
문제는 수익률…미국주식은 연초 순매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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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국내시장복귀계좌(RIA) 출시를 예고하면서 증권업계가 분주해졌다. 당장 관련 시스템 개발에 나서는 한편 1분기 실적 감소에 대비한 전략 마련이 한창이다. 앞으로 해외 주식 수수료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 '1인 1계좌' 원칙에 따라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국내시장복귀계좌(RIA) 관련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완료하는 대로 RIA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RIA는 해외주식 매도 후 국내 주식 매수 시 비과세 혜택을 주는 계좌다. 작년 12월23일까지 보유한 해외주식을 대상으로 하며 비과세 한도는 1인당 5000만원이다. 1분기 중 국내증시에 복귀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20%)를 모두 감면하고, 2분기 80% 감면, 3분기 50% 감면 등 차등을 둔다.
증권업계는 RIA 도입에 따른 해외주식 수수료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에 국내주식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외주식 거래 상위 12개 증권사의 작년 1~11월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조9505억원에 달하는 등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수탁수수료 중 외화증권 비중이 높은 카카오페이증권(90%), 미래에셋증권(48%), 키움증권(47%), 삼성증권(44%)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해외·국내주식 간 수수료율 격차가 커 국내주식으로 상쇄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RIA는 1인당 1개만 개설할 수 있고, 타 증권사에서 매각한 해외주식 자금을 예치한 뒤 국내 주식을 사도 비과세가 인정된다. 해외주식 수수료 인하 이벤트 등으로 유치한 고객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고객이 RIA를 다른 증권사에서 만들면 해외주식 대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국내주식으로 만회할 기회조차 잃어버리게 된다"며 "경쟁에서 불리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투자자들의 호응이다. RIA로 비과세 혜택을 받더라도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최근 코스피가 4400대로 올라서며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앞으로 1년간 국내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RIA 투자 대상에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방식을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채권형 또는 주식·채권 혼합형 ETF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원화 현금으로 보유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인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을 장기 보유했던 투자자들의 경우 이번에 한번 정리할 겸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문제는 국내주식의 수익률이 그만큼 나오냐는 건데 투자자마다 판단이 다르긴 하겠지만 부정적인 인식도 많아서 실제 국내 복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새해 들어 미국주식을 사들이는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일 미국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5억436만달러(한화 약 7300억원)다. 지난달 25~31일에는 3억2162만달러(약 4650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했는데, 연말 양도소득세 반영 시기가 마감된 후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