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주 불만 누적에 주총 긴장감…석화·배터리 돌파구 애매
입력 2026.01.15 07:00
    5년간 주가 -70%…기관 불만 누적된 LG화학
    주총 앞두고 기관 결집 가능성에 긴장감 고조
    현금 확보했지만 환원 나서기엔 사업부진 부담
    관건은 당장 환원 보다 '중장기 메시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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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화학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목도가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그간 누적된 주주 불만이 적지 않은데 회사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는 긴장 상태가 팽팽하게 지속되고 있어서다. 기관투자자 발언권은 갈수록 커지지만 쌓아둔 현금을 주주환원에 쓰기에는 주력 사업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LG화학이 이번 주총에서 경영 여건 악화를 감안한 현실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란 평이다. 

      13일 LG화학 주가는 전일보다 6.53% 이상 오른 34만2500원에 마감했다. 모처럼 좋은 흐름을 보였지만 실적 기대감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증권가에선 LG화학이 작년 4분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화학이나 배터리 셀·소재 모두 업황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적이 바닥을 쳤으니 주가가 이보다 떨어지진 않을 거라는 판단에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3월 정기 주총을 앞둔 긴장감도 주가를 밀어올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개월 전부터 이번 주총에 기관이 결집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기업가치 제고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상법 개정에 수탁자 책임 강화 움직임, 행동주의 세력 결집 등 이슈 전반에 LG화학이 발을 걸친 형국이다. 그동안 장기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을 보전하라는 요구가 기관 결집의 구심점"이라며 "곧 실적 발표도 앞두고 있고, 주주제안 마감도 주총 6주 전까지다. 역산하면 2월 초까지 관련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한 달도 안 남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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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LG화학 주가는 고점 대비 70% 가까이 하락했다.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하며 대안으로 내세운 신사업 성과가 부진한 데다 본업 석유화학 구조조정 작업까지 길어지면서다. 작년 6월 주가가 18만원선까지 하락하면서 주주에게 손해를 전가한 대표 기업이라는 인식이 더욱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개월 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이 주주서한을 보내온 것이나, 비슷한 시기 국민연금이 LG화학을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한 것 모두 이 같은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도 주주 불만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 자회사 LG엔솔 지분에 대해서도 지배력을 유지하는 선에서 최대한 현금화하는 방침을 세우고 내부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확인된다. 작년 수처리·에스테틱 사업부 등 자산 매각 성과까지 포함하면 적지 않은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재무구조 개선 명분이 앞서긴 했지만 주주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작업이라는 메시지도 충분히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주주환원에 즉각 나서기에는 사업 부진과 재무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전방 고객사 판매 전략이 틀어지면서 수주계약들이 조정되기 시작했고, 석유화학 구조조정 작업에도 적지 않은 시일과 비용이 필요하다. 확보한 현금을 주주환원에 투입할 경우 중장기 투자 여력과 재무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증권사 화학 담당 한 연구원은 "작년 11월에 무디스가 LG화학 신용등급을 또 낮췄는데 국내 신용평가사도 대부분 부정적 전망을 달아둔 상태"라며 "반도체 소재 등 스페셜티(특화) 신사업에도 신규 투자가 필요할 테고, 신용도 방어도 해야 하니 주주환원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당장 매력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기보다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다행히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석화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올해 중에는 본업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늘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부진이 뼈아프긴 하나, 업황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 중장기 전략을 재정비할 여지도 커진다는 평이다. 주주 입장에서도 단기 주주환원 규모보다는 사업 정상화 경로나 재무 전략에 대한 충분한 소통을 더 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문시장 한 관계자는 "LG화학은 기관 대응 차원에서 김앤장을 선임했는데, 가장 바람직한 그림은 주주제안까지 가기 전에 기관이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라며 "어차피 올해 이후로 점점 더 주주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펼쳐질 거라 기관에서도 단기적 시각으로만 접근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