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 줄어들라"…쿠팡 '특수' 노린 로펌들, 與 집단소송제 예의주시
입력 2026.01.15 07:00
    유출 계정 3370만개…법무법인 등 소송 특수
    집단소송법 확대 발의…쿠팡 사태 소급 촉각
    판결 효력 규정 따라 배상액 등 영향받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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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쿠팡 '특수'를 노리는 국내 법무법인들이 '집단소송제도'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법안의 적용 범위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소급 적용 여부에 따라 법무법인들이 진행하는 소송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쿠팡 개인정보유출사태 피해자를 모집해 소송을 제기했거나 준비 중인 법무법인, 법률사무소는 20여곳으로 파악된다. 상당수가 적게는 1만원, 많게는 수십만원대의 착수금을 받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는 착수금 없이 판결금액의 10~30%를 성공보수로 가져가는 조건을 내걸었다. 해외 서버를 통해 유출된 계정만 3370만개에 달하는 만큼 이른바 '소송특수'를 노리는 모습이다.

      정보유출 외 쿠팡 임직원을 대상으로 형사 고소·고발을 진행한 법무법인도 여럿이다. 피해를 호소하는 쿠팡 고객 명단을 확보해 역으로 법무법인과 접촉하려는 브로커도 기승이다. 포털사이트 광고 등을 통해 소송 참여 의사가 있는 피해자를 모집하고, 법무법인에 명단 구매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몇몇 법무법인에는 이런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례들도 다수 접수되고 있다.

      대형 법무법인 관계자는 "쿠팡 사태처럼 원고가 여럿인 사건은 변호사 개인이 맡는다면 당분간 수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매력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은 다소 걸릴 것"이라면서도 "정보유출과 관련한 내용이 입증되고 원고의 피해 여부만 확인하면 1심까지는 법무법인 등이 사실상 절차만 밟아주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을 통해 쿠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기존에 진행 중인 소송도 다소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김남근 의원이 지난달 집단소송제도의 범위를 개인정보나 소비자 분쟁으로 넓히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오기형 의원도 유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지난 6일 대표 발의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집단소송제도를 언급하며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집단소송법안의 적용 대상 확대 시 소송을 진행하는 법무법인들의 실익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 판결금액에 따라 성공보수를 받기 때문에 피해자가 수천만명으로 늘어난다면 피해자 각각이 받을 배상금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 등이 내건 배상금액은 통상 수십만원 정도다. 하지만 해외 집단소송 사례에 비춰볼 때 이는 더 낮은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쿠팡사태 피해자를 모집 중인 한 변호사는 "유사한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라 사법부로서는 원고가 다수인,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사건의 판결을 먼저 낼 것"이라며 "다른 소송에서 별다른 입증이나 주장이 나오지 않는 이상 해당 판결에 따라 나머지 소송들의 판결금액 등은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안 제정을 위해선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최종적으로 법안이 어떻게 결정될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다. 현재 발의된 집단소송법안에는 '대표당사자외의 구성원에게도 확정판결의 판결 효력(기판력)이 미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으나 향후 경과 조치 등을 거치면서 소급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관계자는 "판결 효력이 다른 피해자에도 적용된다면 이미 진행 중인 소송의 경우 별다른 심리 없이 각하될 공산이 크다"며 "이는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구제하려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 제정 전 1심 판결이 나오거나 정부 조사 이후 쿠팡이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법정 다툼이 이어지며 판결 시점만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