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한국투자리얼에셋 등 잠재 매수자로 거론
유력 인수 후보 하나證 존재 속에 치열한 수싸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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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오피스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하나증권 사옥 매각 절차가 내달 본궤도에 오른다. 하나증권이 이미 우선매수선택권을 행사하며 '입찰 결과를 보고 최종 매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가운데, 신한자산운용과 한국투자리얼에셋 등 대형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들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강력한 원매자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실제 입찰에서 어느 정도의 인수의지를 보일지를 두고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도인인 코람코더원리츠와 매각주관사 세빌스코리아는 오는 2월 중 공개입찰 공고를 내고 3월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하나증권이 코람코더원리츠에 사옥 우선매수선택권 행사 의사를 전달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2015년 하나증권으로부터 해당 사옥을 약 4300억원에 매입했으며, 이후 자산을 편입한 코람코더원리츠는 2022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하나증권은 2020년 12월 리츠 측과 계약을 체결하며 해당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딜을 여의도 내에서 가장 주목하 만한 투자 건으로 꼽는다. 해당 부지는 용적률 여유가 있어 재건축 가치가 상당한 자산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증권 여의도 사옥의 용적률은 약 600% 수준으로 법정 최대치인 1200%의 절반에 그친다. 이 떄문에 공개입찰이 본격화될 경우, 복수의 개발 주체들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잠재적 후보군 중 하나로는 신한자산운용이 꼽힌다. 신한자산운용은 그간 부실채권(NPL), 부동산 PF 대출, 우선주 등 다양한 부동산 투자를 집행해 왔으나, 최근에는 실물 오피스 자산 매입도 검토 대상에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이 하나증권 사옥의 입지와 개발 여력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여의도 내에서 검토해 볼 만한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자산운용이 실물 오피스 매입을 중단한 지 다소 시일이 지난 만큼, 이번 건을 통해 시장 복귀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나증권이 이미 매수선택권을 행사한 상태임을 고려할 때, 향후 몇 년간 하나증권의 임대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재건축 시점까지를 내다보는 10년 단위의 장기적인 운용 시나리오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역시 시장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인접한 한국투자증권 사옥과 통합 개발을 추진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두 부지를 통합 개발하면 현재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TP타워를 상회하는 규모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한국투자증권 측이 과거 TP타워 완공 시점에 자체 재건축 여부를 검토했으나, 내부적으로 자본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보류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져 실제 참전 여부는 유동적이라는 관측이다.
이외에도 이번 입찰에 다수의 운용사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나증권이 우선매수선택권을 행사함에 따라 강력한 원매자가 존재하는 셈이어서 실제 입찰 참여를 두고는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나금융그룹의 자본력을 고려할 때, 자칫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나증권이라는 유력한 원매자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입찰에 어느 정도의 진정성을 갖고 임해야 할지, 실제 인수가 가능할지를 두고 분위기를 가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하나증권의 셈법도 복잡하다. 여의도 IB 거점 유지라는 전략적 목적이 뚜렷해 매수 명분은 충분하지만, 공개입찰에서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경우, 하나금융그룹이 그 비용을 감내하면서까지 직접 인수를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시장에서는 하나증권 사옥의 거래 가격이 3.3㎡(평)당 3200만~3500만원 선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를 적용할 경우 총 매각가는 약 7000억~8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증권은 우선 공개입찰을 통해 형성되는 시장 가격과 투자자 모집 분위기를 면밀히 살핀 뒤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만약 제3자가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할 경우, 하나증권은 임차 안정성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전략적 후퇴를 선택하거나, 재건축 이익을 직접 향유하기 위해 과감한 베팅에 나서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전망이다.
매도인인 코람코더원리츠는 이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 뒤 신규 수익형 자산 편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람코 측은 지난해 11월 부동산자산관리(CPM) 운영사로 세빌스코리아를 선정하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코람코더원리츠·이리츠코크렙 등 3개 상장 리츠가 보유한 자산을 통합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주유소, 호텔, 오피스, 물류센터 등 각 리츠에 분산된 자산들에 대한 통합 자산관리 및 임대운영 시스템 구축이 이뤄질 예정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이라는 확실한 업사이드가 존재하는 자산인 만큼, 오는 3월 본입찰을 앞두고 잠재적 후보들 사이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