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회장, JB금융 부회장직 신설 배경도 '회장 체제 굳히기' 였나
입력 2026.01.23 07:00
    대통령 발언 이후 커진 논란, 9일 만에 사임
    '부회장'이었지만 역할은 회장 보좌로 제한
    후계자 양성 대신 수행 비서 역할만 맡겨
    김기홍 회장 '1인 체제' 강화 인사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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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통령이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직격하며 폐쇄적인 지배구조 척결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JB금융지주는 오히려 김기홍 JB금융 회장의 '1인 독주 체제'를 노골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최근 백종일 전 부회장이 임명 9일 만에 사퇴한 사건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당국의 눈치를 살핀 자진 사퇴라기보다 김 회장의 제왕적 인사 스타일이 불러온 내부 균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백 전 부회장은 지난 9일 일신상의 사유로 JB금융지주 부회장직에서 사임했다. 임명된 지 불과 9일 만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통령 발언 이후 당국이 지방금융 지배구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자, 백 전 부회장이 부담을 느껴 물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러한 해석의 배경에는 백 전 부회장의 이력이 있다. 2015년 외부 출신으로 전북은행 부행장보로 JB금융에 영입된 백 전 부회장은 지난 10년간 JB자산운용 대표, 프놈펜상업은행장, 전북은행장 등 그룹 내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나 백 행장이 프놈펜상업은행장 재직 시절, 미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른 프린스그룹과의 거래 관계가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전북은행장 연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단 시각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백 전 부회장이 행장직은 내려놓되 '이너서클'의 일원으로 지주 부회장이라는 예우 섞인 보직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다른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지주 내 다른 부사장급 임원들이 각자 고유의 사업 영역과 기능별 책임을 맡고 있는 것과 달리, 백 전 부회장에게는 독립적인 업무 영역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 전 부회장의 담당업무로 부여된 업무는 '회장 보좌 및 대외활동'으로, 사실상 실권 없는 '수행 역할'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직함은 부회장이었지만, 실제 보직의 성격은 회장 보좌에만 국한돼 있어 이같은 측면이 결국 조기 사퇴의 도화선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앞서 지주 부회장직 체계에 대해 폐쇄적인 후계 구도를 만드는 통로로 이용된다고 지적했지만, JB금융 부회장직의 경우 독립적인 권한 부여보다는 회장 보좌 기능에 무게가 실린 것이란 평가다. 결과적으로 김기홍 회장이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백 전 부회장은 내부적으로 전북은행장 연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백 전 부회장은 전북은행장으로 취임해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해 총 3년 임기를 수행했는데, 통상 은행장들이 3년 임기 이후 추가 연임을 노리는 관행을 고려하면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백 전 부회장은 마지막 단계에서 박춘원 전 우리캐피탈 대표와 함께 후보에 올랐지만 돌연 사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박 전 대표는 IMS모빌리티 투자 논란과 대통령의 '이너서클'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북은행장에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백 전 부회장의 지주 이동은 사실상 '영전'이라기보다 물러나는 수순에 가까웠다는 내부 평가도 나온다.

      결국 백 전 부회장의 사임은 금융당국의 외부 압박보다 김기홍 회장 중심의 '1인 체제'를 갖추고 있는 JB금융 내부 지배구조가 문제가 됐단 평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부회장 역할로 이동했다기보다는, 전북은행장에서 물러나는 개념이었던 걸로 안다"라며 "정치권과 당국 압박에도 전북은행장 선임을 단행한 것을 보면, 김 회장이 당국 등 외부 눈치를 봐서 이번 부회장 사퇴를 단행했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