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보·무신사 등 대형 딜 앞두고 ECM 조직 역량 시험대
한국투자증권, 30명대 중반 인력으로 상위권 탈환 가능할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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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증권사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기업공개(IPO) 조직을 둘러싼 전반적인 변화는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IPO 실적을 반영해 인사가 정리됐지만, 상당수 증권사들이 기존 체제를 유지한 만큼 올해는 IPO 빅딜을 앞두고 실적으로 조직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인사를 마친 증권사 IPO 본부는 대부분 큰 변동 없이 기존 체제를 이어갔다. 인원 구성도 IPO 상위권을 차지한 KB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을 중심으로 40명대 후반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한두 명의 자연스러운 이탈을 제외하면 이번 인사에서는 뚜렷한 결손이나 충원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IPO 리그테이블 1위를 기록한 KB증권은 유승창 ECM본부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삼성증권 역시 IPO 주관 순위를 지난해 7위에서 4위로 끌어올리며 내부 목표를 달성했다는 평가 속에 이기덕 캐피탈마켓(CM)본부장 체제를 이어갔다. 지난해 성주완 IPO본부장이 IB1부문대표로 승진한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 등도 ECM 조직을 둘러싼 큰 변화는 없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IPO 시장이 빅딜 중심으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조직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인력 교체를 비교적 크게 단행했던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번 인사에서는 변화 폭이 제한적이었다. 2년 가까이 공석이던 IB그룹장 자리에 김광옥 부사장을 선임했지만, IPO 조직 규모는 여전히 30명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투는 지난해 IPO 조직 인력 10명 안팎을 커버리지 부서로 이동시킨 이후, 인력 재확대에는 신중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김 부사장이 IPO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내부에서는 다시 IPO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HD현대로보틱스, 무신사 등 굵직한 딜에서 대표주관사 지위를 확보하며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IPO 리그테이블 순위가 9위까지 밀려났던 만큼, 올해는 실적으로 존재감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사 변화가 상대적으로 뚜렷했던 곳은 하나증권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스팩(SPAC) 상장을 제외하면 IPO 주관 실적이 사실상 전무했다.
이번 연말 인사에서 홍정욱 ECM 1실장이 ECM본부장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이끌고 있다. 최근 HD현대로보틱스 IPO에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아직은 제한적인 변화 속에서 실적으로 입지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형사 가운데서는 유진투자증권의 행보가 눈에 띈다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은 IPO 조직을 30명 규모까지 확대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구다이글로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수령하는 등 딜 파이프라인을 넓히고 있지만, 조직 확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는 내부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 IPO 본부가 인사를 통해 큰 방향 전환을 택하지 않았다"며 “올해는 빅딜들이 나올 거라 예상되는 만큼 기존 ECM 인력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