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력난·유가하락 속 실적 폭등 기대감…발전 자회사 통합 이슈까지 가세
입력 2026.01.26 07:00
    유가·SMP 떨어지며 실적 레버리지 본격화
    올해 영업익 20조 기대…반도체 다음 수준
    신규 원전 논의 등 정부 시장개편 기대감에
    발전자회사 통합 등 정책 이슈 맞물린단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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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전력을 둘러싼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정부 전력시장 개편 논의에서 한전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전력 도매가격(SMP) 하락으로 수익성은 역대 최대 수준을 향하고 있어서다. 올해 반도체 다음 가는 성적을 내놓을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몸값이 이보다는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21일 한국전력 주가는 장중 6만9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운 뒤 전일보다 3.82% 오른 6만7900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16% 폭등한 뒤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40% 이상 주가가 올랐는데, 국내외 증권가에선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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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관적으로는 실적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시장에선 한전이 지난 한해 15조원 안팎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환율 급등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 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SMP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에서 구매하는 전력 도매가격으로 연료비와 함께 한전 사업비용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연말 전기료 인상이 물 건너갔지만 SMP가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익 규모가 커지는 것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1월 이후 일평균 SMP는 kWh당 100~110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업계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에서 꾸준히 유지되는 만큼 SMP 하락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SMP를 산정할 때 LNG 발전 원가가 90% 이상 영향을 미치는데, LNG 도입 가격이 국제 유가에 연동된 구조여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유가 안정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한전 수익성 개선 흐름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20조원 수준 영업익 기대감을 감안하면 지금 시가총액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종가 기준 한전 시총은 약 42조원 규모로, 올해 예상 영업익 2배 수준에 불과하다. 한전은 정부가 요금을 규제하고 정책이나 글로벌 에너지 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커서 주가수익비율(PER) 같은 지표로 목표주가를 산정하기 어렵지만, 몸값 대비 수익성이 막대해졌다는 직관적 논리가 힘을 얻는 것이다. 

      증권사 에너지 담당 한 연구원은 "현대차 작년 영업익이 12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한전이 이보다 많이 벌었고 올해는 그 이상이 된다"라며 "올해 영업익은 20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단순하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많이 버는 회사라고 보면 40조원 수준 시총이 무척 저렴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간 가운데 신규 원전 건설 등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도 기대감으로 작용한다. 원전은 한전 입장에서 가장 싼 발전원이다. 신규 원전은 건설 시차가 길어서 단기에 한전 믹스 구조를 개선하기는 어렵지만 전력난 우려를 덜기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는 등 방향이 정해지면 조달단가가 내려갈 수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논의가 본격화하며 관련 정부 과제를 수행하는 자회사 한국전력기술 주가 역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력시장 개편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한전 지배구조가 변경될 가능성도 오르내린다. 5개 발전 자회사와의 합병·통합 가능성이 재부상하는 것이다. 한전은 25년 전 전력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5개 발전 자회사를 떼어냈다. 한수원을 제외한 발전사를 다시 통합할 경우 중복 비용을 쳐내는 등 비효율을 정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한전이 지난 2022년 이후 늘어난 부채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통폐합을 기점으로 자본 확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확정된 11차 수급계획은 반도체나 데이터센터(DC)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늘어날 전력수요 예상이 과소 반영됐다"라며 "12차 수급계획에서 산업계 현장 요구 등을 반영하면 한전 역할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데, 재무여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논의가 나오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결국 유가·SMP가 만들어준 호황 위에 전력시장과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 등 정책 변수가 맞물리는 셈이다. 정부에서도 한전에 누적된 부채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고민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력시장 개편 방향이나 12차 수급계획 윤곽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당분간 재평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