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4년만에 1000선 돌파…중소형주로 옮겨붙은 증시 랠리
입력 2026.01.26 10:59
    9개월 만에 코스닥 매수 사이드카 발동…기관 매수에 지수 급등
    코스피 이어 코스닥도 ETF 중심 수급 작동…"정책發 선반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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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스닥이 4년 만에 1000선을 재돌파하며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선 이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으로도 자금이 유입되면서, 9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다만 지수 전반의 동반 강세라기보다는 코스닥150을 중심으로 한 ETF 수급이 지수 상단을 끌어올린 'ETF 드리븐 장세'의 성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오전 기준 코스닥은 장중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오른 1050선대에서 거래되며 연고점을 경신 중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이 1조원이 넘는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외국인도 순매수 흐름을 보였다. 반면 개인은 1조원 이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 같은 급등세 속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59분을 기점으로 코스닥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코스닥150 선물이 6%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하고, 코스닥150 현물 지수가 3% 이상 변동하는 흐름이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수(또는 매도) 호가 효력을 5분간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코스닥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해 4월 10일 이후 9개월 만이다.

      다만 지수 간 흐름에는 뚜렷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이날 장중 코스닥150 지수는 8% 가까이 급등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약 5% 상승에 그치며 괴리가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격차 자체가 이번 상승이 개별 종목 전반의 동시 랠리라기보다는, 코스닥150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및 프로그램 매수가 지수 상단을 먼저 끌어올린 결과라는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이날 상승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을 중심으로 집중됐다.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이 4%대 상승을 시작으로, 에코프로비엠(+12.9%), 레인보우로보틱스(+23%) 등 일부 대형·주도 종목으로 매기가 쏠렸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지수는 강했지만 체감 강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흐름은 앞서 코스피에서 먼저 확인된 장세와도 맞닿아 있다. 코스피는 4500선을 넘어선 이후 외국인이나 개인보다 ETF와 연금 자금을 중심으로 한 패시브 수요가 지수 레벨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린 흐름이 이어져 왔다는 평가다.

      기관 수급을 자극한 요인으로는 정책 기대도 함께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코스닥 3000' 목표를 직접 언급하며, 토큰증권 제도 도입과 디지털 자산 활용, 기관 투자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의 중소형 성장주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심리적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일본 재무당국의 개입 가능성 시사와 미 연준의 달러·엔 환율 관련 비공식 점검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엔 환율은 155엔선을 하회했다. 아직 과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를 자극했던 수준은 아니지만, 단기간 변동 폭이 크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전반의 민감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치 불확실성도 변수다.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에 경계 심리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주말 사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한 점도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코스피 5000선 안착 여부와 함께, 코스닥 상승 흐름이 ETF 주도의 단기 탄력에 그칠지 여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매그니피센트7(M7) 기업 실적, 국내 주도주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벤트 소화 과정에서 지수 간 변동성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정부 정책 기대감만으로도 당분간 충분한 상승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도 "다만 이러한 흐름이 지수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실적 개선이 동반될 수 있을지가 향후 코스닥 랠리의 지속력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