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4시간 거래체계 구축 목표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밤낮없는 거래에 대응 부담되는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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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래소 간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펀드매니저 등 기관투자자의 시장 대응이 어려워질 거란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거래소는 내년 12월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을 목표로 거래시간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오는 6월부터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한다. 현재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7~8시)과 애프터마켓(오후 4~8시)을 운영하는 게 골자다. 오전 8~9시를 제외하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도 프리마켓 개장 시간을 기존 8시에서 7시로 앞당기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에 넥스트레이드가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글로벌 주요 거래소도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산하 거래소인 아르카(Arca)는 이미 하루 16시간 거래를 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나스닥(NASDAQ)과 함께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런던거래소와 홍콩거래소도 24시간 거래 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주식 거래시간 연장을 두고 국내 두 거래소가 벌이는 경쟁에 펀드매니저의 업무 부담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24시간 거래가 점차 세계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나, 현재 인력 구성으로는 늘어난 시간 모든 거래를 담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도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업무 과중을 이유로 대체거래소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정규장이 9시에 개장하는 지금은 7시에 출근해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며 "정규장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이 본격화하면 밤낮없는 거래에 시장 대응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 말했다.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각 운용사는 자체 거래 프로그램을 구축해 펀드매니저는 사외에서도 개인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주문한다"며 "개인이 휴가를 쓰더라도 휴장일이 아닌 이상 각자 맡은 포트폴리오에 대응하고 있는데, 점차 업무 강도가 세질 것"이라 전했다.
24시간 거래체계에 관한 우려는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는 "이미 변질된 주식시장을 더 심하게 게임화하는 조치"라 지적했으며, 미국 증권중개사 웰스파고는 "상장 기업은 시장에 영향 주지 않는 시간에 뉴스를 발표하거나 회의를 진행할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한데, 그 시간을 빼앗겠다는 것"이라 우려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