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가장 예민할 주식"…로보틱스 중책 맡을 현대모비스 적정가치는?
입력 2026.01.30 07:00
    AI·로보틱스 위상, 몸값 재평가 받는 현대차그룹株
    설계·양산·고도화에서 각 계열사 역할 조명되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 IPO와 연계될 개편 작업이 고민
    75만원 거론되는 현대모비스 주가…상속 비용 직결
    전략적 여지 충분해도 보는 눈 늘어나는 등 부담
    • 현대차그룹의 인공지능(AI) 로봇 플랫폼 구조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전진기지로 로봇 설계부터 학습, 양산, 고도화까지 각 계열사가 분업 체계를 이룰 전망이다. 나눠들고 있는 지분가치와 별개로 각사가 창출하는 부가가치에 따라 기업가치도 다르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맏형 현대차를 필두로 그룹 전 계열사 주가가 폭등하는데 현대모비스 주가에 대해선 여러 걱정들도 거론된다. 사업상 맡게 될 역할은 막중한데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너무 오르면 지배구조상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서 얻을 과실을 크게 두 갈래로 나눠서 본다. 

      사업적으로는 그룹 생태계를 완성차에서 로보틱스로 확장해 산업혁명 최전선에 올려두는 것이다. 작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하고 올초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이는 장면마다 위상과 결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투자업게에서도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나 구글 등 빅테크와 협력하며 반(反)테슬라 진영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을 내놓는다. 

    •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되며 그룹 주가는 줄지어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뛰었고, 기아를 포함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주가도 30~60% 이상 올랐다. 27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 원상 복구를 시사했음에도 신사업 기대감이 주가를 받쳐내는 장세가 펼쳐졌다. 증권가에선 오는 실적 발표회를 시작으로 그룹 로보틱스 비전이 구체화할수록 계열 전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하나는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공개(IPO)에 맞춰 진행될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작업 마무리다. 투자업계에선 계열 전반이 생태계 일익을 분담하는 구조를 고안하더라도 각사에 주어질 수혜 규모에서 수뇌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그간 그룹 기조를 감안하면 IPO, 승계에서 오너 지분을 활용하더라도 주주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복잡한 방식보다는 정공법을 택할 거란 게 중론"이라며 "그럼에도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주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본다. 각사 주가흐름이 상속이나 지배구조 개편 비용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차적으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를 뒷받침할 수익구조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 큰 틀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현대모비스가 로봇을 설계하고 핵심 부품을 생산하면 ▲현대차·기아가 학습 공간(공장)과 데이터 제공부터 양산을 담당하고 ▲현대오토에버가 이를 고도화하는 형태가 거론된다.

      최종적으로는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과 이익 상당 부분이 보스턴다이내믹스로 흘러가는 구조를 짜야 한다. 공모 투자자를 설득할 필수 근거인 동시에 정 회장 보유 지분에 가치를 불어넣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지금까진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뚜렷한 매출 기반이 없어 앞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라며 "작년 증자 때 평가한 가치도 추가로 납입한 자본금이 더해진 정도로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사이면서 중책을 맡은 현대모비스 가치가 급증할 수 있다.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자체 자본력이 부족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대신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여서다. 이미 액츄에이터 등 공용 부품, 모듈 부문에서 현대모비스 역할이 시시각각 조명되고 있다. 26일 KB증권에선 아틀라스 장래 매출 3분의 1이 현대모비스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을 근거로 75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당일 종가(46만5000원)보다 6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정 회장 상속세 규모나 그룹 지배구조 개편 비용에 연동돼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관련 작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상속을 마무리하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과정 한가운데 현대모비스가 있다. 

      증권사 완성차 담당 한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시가총액이 41조원을 넘어섰는데, 정몽구 명예회장(7.38%)과 기아(17.9%)가 각기 보유한 지분 가치도 7.3조원, 3조원으로 불어났다"라며 "현금과 주식을 포함한 정 회장 개인 자산이 충분하다고 가정해도 주가흐름이 실제 사업 규모나 예상 범위를 벗어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밸류체인 각 영역이 로봇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수익을 언제, 얼마나 인식하느냐는 설정하기 나름이라는 지적도 있다. 뒤집어 보면 아직 사업이 구체화하지 않은 단계에서 어느 계열사가 얼마나 수혜를 누릴지 알기 어렵다는 얘기다. 앞으로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에 가장 유리한 방식을 모색할 전략적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신사업 무게감이나 달라진 시장환경을 고려하면 특정 계열사를 배제하거나 밀어주는 게 불가능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선 산업이고 각사 역량과 자원을 총결집해도 성공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외부 빅테크와 파트너십이 고도화하는 데다 상법 개정 등 정부 정책과 주주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다. 의도적으로 특정 계열사나 주주에 유리한 구조를 짜기에는 안팎으로 보는 눈이 늘어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