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채 만기 줄줄이…등급 따라 엇갈린 차환 전략
입력 2026.02.02 07:00
    현대건설, 올해 첫 건설채 증액 성공
    SK에코플랜트, 2월 공모채 발행 계획
    중·소형사는 현금 상환…P-CBO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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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건설사 회사채 만기 도래 물량이 줄줄이 도래하는데 신용등급에 따라 차환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비교적 신용등급이 우량한 대형사는 공모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반면, 그 외의 기업들은 사모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 유동화 시장 등을 활용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들의 회사채 만기 도래 물량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이 56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SK에코플랜트 5490억원, 롯데건설 3280억원, 삼성물산 3300억원, HL D&I한라 1750억원, KCC건설 1985억원, 한신공영 780억원 등의 순이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들은 공모채 발행을 통해 차환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AA-)은 올해 첫 건설채 조달에서 목표액을 뛰어넘는 자금을 모아 오는 29일 증액 최대치인 3400억원 규모 발행이 예정돼 있다. 지난 2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700억원 모집에 91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현대건설이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은 녹색 채권 형태다.

      SK에코플랜트(A-)도 오는 2월 중 최대 3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통해 만기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1년물 300억원, 1.5년물 500억원, 2년물 700억원 등 발행 계획을 세웠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SK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이며 2월 1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24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보다 보수적인 전략을 택하고 있다. HL D&I한라(BBB+)는 이달 만기 도래한 회사채 6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상환했다. 최근 금융기관 차입 한도를 늘리는 등 유동성을 확보한 영향이다. HL D&I한라는 그동안 매년 공모채 발행을 통해 회사채 차환을 이어온 정기 이슈어다.

      롯데건설(A)은 CP를 발행하는 등 단기성 자금 조달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뒀기 때문이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5월 11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단 한건도 들어오지 않자 이후 회사채 발행을 중단했다. 올해 들어서만 88일물짜리 CP 1200억원 발행을 마쳤다. 해당 CP는 모두 3월 말 만기가 도래해 추가적인 차환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형 건설사들은 사모채나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수건설과 일성건설, KCC건설 등은 지난해 말 선제적으로 사모채를 발행해 만기 대응을 마쳤다. 한신공영과 제일건설, 대보건설 등은 P-CBO 시장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의 신용 보강을 제공받아 발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자율을 낮출 수 있다.

      시장에서는 건설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황에서, 신용등급에 따른 조달 환경 양극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2월 추석 연휴 이후로 금리 상황을 지켜보고 건설사들의 사모채 발행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우량 건설사는 공모 시장 접근이 가능하지만, 그 외 기업들은 조달 수단이 제한적인 만큼 만기 대응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