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도 재상장도 어렵다…출구 막힌 LS에식스솔루션즈, FI·그룹 모두 비상
입력 2026.02.02 07:00
    예심 철회 결정…중복상장 발언 이후 자회사 상장 전면 제동
    연복리 5.95% 보장 구조…상장 지연 시 LS 재무 부담 커져
    낮은 수익성·막대한 CAPEX…차입 확대 시 재무 부담 가중
    MnM·파워솔루션·이브이코리아까지…계열사 전반 상장 전략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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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S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가 철회되며 FI 투자금 상환도, 재상장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프리IPO 투자 유치 당시 전제였던 상장 경로가 막히면서 재무적 투자자(FI)와 LS그룹 모두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LS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LS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신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월26일 밝혔다. 대통령의 '중복상장' 발언 이후 에식스솔루션즈뿐 아니라 그룹 내 다른 자회사들의 상장 역시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LS그룹은 그간 상장을 전제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왔다. 이번에 상장이 철회된 LS에식스솔루션즈의 경우, 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 자금 확보를 명분으로 상장을 추진해왔다.

      앞서 LS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CGI 컨소시엄으로부터 2억달러(약 295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컨소시엄은 신주 21.1%를 인수하며 기업가치를 약 1조4500억원으로 평가했다. 

      계약에는 2030년 8월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연복리 5.95%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조건과 매수가 기준 연 1% 배당 조항이 포함됐다. 일정 요건 충족 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로, 상장이 지연될수록 LS 측의 재무 부담이 커지는 방식이다.

      상장 시한이 2030년으로 당장 촉박한 편은 아니지만, LS가 투자금을 상환해주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에서 FI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S 지주사의 재무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한 상장 차질이어서 FI가 책임을 직접적으로 문제 삼기도 애매한 상황이어서다. 

      특히 달러화로 투자가 이뤄진 딜인 만큼 환헤지 비용까지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LS의 직접적인 귀책 사유로 보기는 어려워 FI도 강하게 압박하기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손실을 감내하고 물러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준비 중인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고 대통령의 입장이나 여론이 바뀔 때까지 기다린 뒤 재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지로 꼽힌다. 권선 산업은 글로벌 과점 체제가 유지되고 있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자금 조달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LS에식스솔루션즈는 특수 권선을 제조하는 회사로, 구리와 알루미늄 로드 등 원재료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전선·권선 업계의 원가율은 통상 85~95% 수준에 달하며,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 역시 2~3% 수준에 머문다. LS에식스솔루션즈의 지난해 EBITDA 마진(상각전 영업이익률)은 약 2.7%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이자 비용이 이익을 대부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차입 규모가 늘어나면 ㈜LS 재무제표에 부담으로 반영된다는 점 역시 그룹으로서는 부담 요인이다.

      LS에식스솔루션즈뿐 아니라 다른 자회사들 역시 상장을 전제로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LS파워솔루션(옛 KOC전기)은 LB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3년 내 상장을 약속했고, LS MnM은 JKL파트너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2027년 8월을 상장 시한으로 설정했다. 

      LS이브이코리아는 상장 무산 이후 FI와 풋옵션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이다. 계열사 전반에 걸쳐 상장을 전제로 한 투자 구조가 동시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LS가 과거 자회사 상장 경험을 바탕으로 전방위 프리IPO 전략을 펼쳤지만, 시점과 외부 환경이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에식스솔루션즈는 그룹 차원의 상장 의지가 강했고, 사실상 상장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였다"며 "외부 환경 변화로 상장이 무산되면서 그룹과 FI, 주관사 모두 낙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관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