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급한 기업들, 증시 활황에 차입보다 유상증자·메자닌 주목
입력 2026.02.06 07:00
    '주식'으로 머니무브 뚜렷…자본성 조달 검토 부각
    증시 강세에 유증 부담 완화 전망…'성장 재원' 인식 확대
    IMA·발행어음 확산에 대형 증권사 메자닌 수요 확대
    채권 연초 효과 실종…공모채 수급 부담 지속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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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AI 생성 이미지(편집)

      국내 증시가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기업 자금조달 시장에서도 이른바 '자본성 조달'로의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진 가운데, 채권시장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차입보다는 유상증자와 주식연계채권(메자닌) 등 에쿼티성 조달, 즉 주식자본시장(ECM)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커버리지 부서에서는 차입보다 유상증자나 메자닌을 통한 조달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스피 강세 국면이 이어질 경우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훼손 이슈보다는 성장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조(兆) 단위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에 대한 시장 평가도 최근 들어 달라진 모습이다. 

      증자 발표 당시에는 주주 반발과 금융당국의 중점심사 기조가 맞물리며 여론의 집중 공세를 받았지만, 이후 증시가 반등 국면에 접어들자 증자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는 빠르게 잦아들었다. 주가 흐름이 회복되면서 유상증자를 둘러싼 불만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90% 넘게 상승하며 유상증자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 전반이 강세를 보이면서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시선 역시 과거보다 완화됐다는 것이다. 

      유상증자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 국면일수록 흥행 가능성이 커진다. 할인 구조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주가 수준이 높을수록 동일한 지분 희석으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한 증권사 ECM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결국 시장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증시가 강할수록 주주들은 희석 우려보다는 자금 조달 이후 기업 가치 변화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커버리지 담당들 사이에서도 주가 흐름이 우호적일 때 유상증자나 메자닌을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채권시장 수급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국고채를 비롯해 공사채·특수채·은행채 등 'AAA'급 채권 발행 물량이 늘어나며 시장 금리 부담이 완화되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 재정 집행과 정책 사업 확대에 따른 채권 조달 수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크레디트 시장 전반으로 투자심리가 확산되기에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한 IMA와 발행어음 사업 확장도 증권가의 행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IMA나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일정 비율은 중소·중견·벤처기업 등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하는 만큼, 대형 증권사들이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기업금융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CB)를 포함한 메자닌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확산으로 증권사들의 자기계정 운용 수요가 커지면서, 전환사채(CB)를 중심으로 한 메자닌 딜에 대한 내부 소화 여력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차입과 유상증자 사이의 '중간 대안'으로 메자닌을 우선 검토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국면에서는 유상증자를 추진하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며 "올해는 기업들이 차입보다 자본성 조달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