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수혜 비껴간 타사 직원들, 보상 구조 차이에 희비
"성장 가치 나누자"…보상체계 개편으로 이어질까
-
요즘 증권가 식당가의 점심 화두는 단연 '성과급'이다. 예년 같으면 '누가 몇 퍼센트를 받느냐'는 단순한 비교가 주를 이뤘겠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역대급 주가 랠리가 보상 시즌과 맞물리면서, 보상 체계의 디테일 차이가 수억 원의 희비를 가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화색이 도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지난 6일 미래에셋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3.23%(1600원) 하락한 4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전반의 약세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1년 전 84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어느덧 5만원선을 넘보며 480%라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스페이스X의 IPO 기대감과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인 거래대금이 맞물려 만들어낸 이례적인 결과다.
이 같은 주가 흐름으로 미래에셋증권 임직원들의 성과급 확대 기대감을 키우는 핵심 배경이 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성과급을 3~4년에 걸쳐 지급하는 ‘이연성과급’을 주가와 연동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 성과급을 주식 수량으로 선확정해 유보한 뒤, 실제 지급 시점의 주가를 적용해 현금으로 정산하는 구조다.
지난해 주당 8000원 수준이었던 성과급 산정 공정가치가 올해 지급 시점에는 1만6000원 수준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올해 받을 이연성과급 수령액이 1년 새 약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된 셈이다.
체감 폭은 내년부터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연말 2만원대를 기록하던 주가가 연초 5만원대까지 치솟으면서, 내년에 지급될 성과급 수량 역시 이처럼 높아진 주가 수준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내부 역시 유례없는 주가 랠리에 따른 보상 확대 가능성에 고무된 기색이 역력하다.
-
반면 전통적으로 현금 보상을 중시해온 주요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대조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지난해 증권업종 전반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키움증권이 1년 새 250%, 한국금융지주가 156% 급등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일반 직원들이 체감하는 주가 상승의 ‘낙수 효과’는 제한적이다.
증권업 전반의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1800%의 성과급을 지급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최소 1000% 이상, 키움증권은 850% 수준의 높은 성과급이 거론되고 있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이 직원의 개인 보상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는 구조는 여전히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이나 키움증권 등도 주가 연동형 보상 체계를 갖추고는 있으나, 대부분 '임원'에 한정되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는 임원 성과급이 주식 보상과 연계돼 있긴 하지만, 주가 상승 효과가 전 직원에게 고르게 반영되는 구조는 아니다”며 “올해처럼 주가 흐름이 뚜렷한 국면에서는 이런 보상 체계의 차이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교차한다. 증권업종이 장기간 주가 정체기를 겪어온 만큼, 현재의 강세장을 이례적인 일시적 호재로 보는 시각이다. 특히 주가 연동형 보상 체계는 하락 국면에서 오히려 실질 보상액을 축소시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 고점 부근에서 성과급 이연 물량이 확정될 경우, 향후 하락기에는 지급액이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주가 랠리를 계기로 성과급을 대하는 여의도의 시각이 변화할 조짐이 관찰된다. 보상의 초점이 단순히 '수령액의 규모'를 넘어, '회사의 성장 가치를 어떻게 임직원과 공유하느냐'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증권사 내부에서는 보상 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새어나오고 있다. 임원에게만 적용되는 주가 연동제를 일반 직원까지 확대해 달라는 취지다. 불과 몇 년 전 하락장 당시 성과급 감소를 우려해 기피 대상이었던 주가 연동제는, 최근의 주가 상승기를 거치며 유효한 보상 대안 중 하나로 다시 조명받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