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제외하면 영업이익 1조7000억원대 추정
고객보상·주주환원 정책이 올해 실적 가늠자
-
KT가 지난해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을 넘기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이버 침해사고와 고객 보상 이슈에도 불구하고 상장 이후 최대 매출을 2년 연속 경신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부동산 분양과 구조조정 효과를 걷어낸 '실질 체력'을 따져보는 분위기다.
10일 KT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8조2442억원, 영업이익 2조46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9% 증가한 역대 최대치고, 영업이익은 1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실적 개선의 핵심에는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부동산 분양 이익이 자리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KT는 해당 개발을 통해 지난해 약 1조원 규모의 매출과 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인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2024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했던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면서, 인건비 부담이 줄어든 기저효과도 지난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실적은 크게 줄어든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분양 이익과 구조조정 기저효과를 걷어낼 경우, KT의 지난해 정상화 기준 영업이익은 약 1조6000억~1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년(8000억원대)과 비교하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2조원대의 '깜짝 실적'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KT의 지난해 별도 기준 무선(MNO) 매출은 7조15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 가운데 무선서비스 매출은 6조8509억원으로 3.3% 늘었다. 5G 가입자 비중이 81.8%까지 확대되며 가입자 기반은 성장했지만, 분기 기준 매출 증가율은 0.1%에 그쳐 구조적인 고성장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통신 부문에서는 자회사 실적이 연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그중 KT클라우드 매출은 99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증가했다. 글로벌 고객 데이터센터 이용률 확대와 공공 AI 클라우드 수요 증가가 성장의 핵심 요인이다.
부동산 계열사 KT에스테이트는 호텔 사업 성장과 신규 분양 프로젝트 영향으로 71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9% 늘었다. 반면 BC카드 매출은 3조6350억원으로 4.5% 감소했고, KT스카이라이프 매출은 9844억원으로 3.8% 줄었다.
KT는 이날 오후 컨퍼런스콜에서도 성장 전략보다 고객 보상 비용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KT 측은 "사이버 침해사고 이후 마련한 고객 보상 패키지의 체감 혜택 규모가 4500억원에 달하지만, 이 금액이 전액 비용으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KT는 지난해 연간 주당 배당금을 2400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렸지만, 2026년 배당 가이던스에 대해서는 "신임 CEO와 이사회가 새롭게 정립할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주주환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왔고, 시장 기대와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 후퇴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증권가에서는 KT가 위기 국면에서 실적 방어력은 입증했지만, 주가 재평가의 관건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이익의 지속성과 주주환원 정책의 명확성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자산 유동화와 구조조정 효과가 올해 이후에도 반복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2026년 실적과 배당 정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