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약보합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야간선물 급등 선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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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400선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가 지수 상단을 밀어 올렸다.
12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 거래일 대비 70.90포인트(1.32%) 오른 5425.39에 출발했다. 장중 고가는 5465.72로 지수 출범 이후 최고치다. 5400포인트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개인이 8200억원 이상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4700억원대, 기관은 3400억원대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 매도 물량을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내는 구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7만원대, 88만원대에서 3%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랠리에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보유한 최대주주 SK스퀘어도 6% 넘게 급등했다.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이 지주사 가치 재평가 기대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2차전지 업종은 혼조다. 현대차는 1%대 하락했고, 셀트리온과 두산에너빌리티는 2%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소수 대형 반도체 중심의 ‘편중 장세’ 양상이다.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28% 상승한 점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마이크론이 9.94% 급등하며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 기대를 재확인했고, HBM4 납품 관련 우려를 부인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MSCI 한국 ETF는 4.94% 급등했고, MSCI 신흥국 ETF도 1.58% 상승했다. KOSPI 야간 선물은 2.63% 급등하며 이날 현물 상승을 예고했다.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지수는 1122.55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1110선에서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개인이 26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하며 상승 폭을 제한하고 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는 15만원대에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알테오젠은 1%대 하락했고, HLB와 리가켐바이오도 약세다. 바이오·2차전지 중심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증시는 고용 서프라이즈에도 약보합에 그쳤다. 다우(-0.13%), 나스닥(-0.16%), S&P500(-0.00%) 모두 소폭 하락 마감했다. 1월 비농업 고용이 13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이 4.3%로 하락하며 노동시장 견조함을 확인했지만,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재료로 작용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6월까지 금리 동결 가능성 베팅이 40%를 웃돌았다.
환율은 소폭 하향 흐름이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450.10원에 마감했고, 이날 1448원대에 개장했다. 일본 재정 우려 완화에 따른 엔화 강세와 미국 재정 이슈가 맞물리며 달러 강세 폭은 제한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중심의 지수 주도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지표는 견조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미국 증시는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며 "메모리 업황 관련 긍정적 신호가 국내 반도체주에 개별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어 코스피는 소수 주도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