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SK팜테코 앞세워 바이오 리밸런싱 정조준
입력 2026.02.19 07:00
    전방 CGT 산업 부진에 CDMO 실적 타격
    이포스케시 등 구조조정 및 청산 거론
    해외 공장 인수, 투자 규모만 조 단위
    자산 매각 중심으로 리밸런싱 속도 ↑
    • SK그룹, SK팜테코 앞세워 바이오 리밸런싱 정조준 이미지 크게보기

      SK그룹이 바이오 사업부를 중심으로 사업재조정(리밸런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맡고 있는 SK팜테코가 리밸런싱 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업체들의 매각이나 청산이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모습이다.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팜테코의 자산 매각을 비롯한 리밸런싱 작업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원매자와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하거나 협상 테이블을 차린 것은 아니지만, 매도 측면에서 재무실사(FDD)를 진행하며 매각과 관련한 다양한 검토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이 이전에도 SK팜테코의 북미 공장 매각을 검토한 점을 고려하면 매각 움직임이 갑작스럽지는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팜테코는 전방 CGT 시장 부진으로 그동안 수익성이 악화했고, 이전부터 이사회에서도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안건이 여러 차례 다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 일부를 매각하려던 기존의 움직임과 달리, 이번에는 경영권 매각이 함께 언급되는 모습이다. 이럴 경우 SK㈜가 보유한 지분 외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도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 SK팜테코의 FI로는 지분 13%를 보유한 브레인자산운용이 있고, 브레인자산운용은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몸값이다. SK팜테코는 지난 2023년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를 통해 브레인자산운용으로부터 6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몸값을 4조원대로 높였다. 투자자들은 SK그룹이 인수한 해외 공장들의 인수 가격이나 투자 규모만 계산해도 몸값으로 4조원 이상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당장 SK㈜가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인수할 당시 수천억원을 투자했고 이후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해 생산시설을 증설했다. 미국 CBM 지분을 취득할 당시에도 그만한 자금을 들여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이후 CGT 생산설비 등을 증설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방 산업인 CGT 시장이 고꾸라지면서 기존에 기대했던 기업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특히 CBM과 이포스케시 등 CGT CDMO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의 부진이 뼈아픈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 자체를 청산하는 방향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SK바이오텍 등 합성의약품 CDMO 기업들은 실적이 괜찮지만 미국, 프랑스의 CGT CDMO 기업은 적자가 만만찮다"며 "특히 프랑스 이포스케시는 적자 때문에 사업을 청산하느냐, 연명하느냐를 두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SK그룹이 당장 SK팜테코 지분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SK그룹 역시 선제적인 리밸런싱 차원에서 기업 가치를 높일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은 맞으나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FI들 역시 지분 매각과 관련한 진행 상황을 듣진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이 매각을 추진한다고 해도 눈높이에 맞는 몸값을 제시할 원매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내 생산 공장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다는 점이 다행이지만 CGT 생산공장을 인수할 수요가 당장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는 설명이다.

      SK팜테코가 비만치료제 생산을 기점으로 수주를 다소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점도 구체적인 매각 시기를 점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제대로 된 몸값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비만치료제와 관련한 생산 타임라인이 2027년 이후라 지분 매각도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