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부동산 공기업 채권…수급 부담 현실화되나
입력 2026.02.23 07:00
    한국주택금융공사, 올해 MBS 발행 목표치 20조
    "물량 부담 누적시 장기물 위주 민평 대비 약세"
    "비금융 공기업 부채…우발채무 리스크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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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부동산 정책으로 공공 금융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관련 공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책모기지 공급 확대, 공공 보증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다. 크레딧 시장에서는 점진적인 수급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올해 주택저당증권(MBS)을 비롯한 유동화증권 발행액 목표치를 20조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목표(17조2500억원)와 실제 공급액(18조6000억원)을 모두 웃도는 규모다. 이에 따라 올해 MBS를 포함한 유동화증권 발행 목표 역시 20조원으로 확대됐다. 작년 목표치(14조2500억원) 대비 40.4% 늘어난 수치다.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모기지 상품 공급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높여 잡았기 때문이다. 관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동화증권 발행량도 자연스레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만기 도래를 앞둔 MBS도 23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를 감안한 순상환액은 약 3조5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순상환 규모가 18조3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AAA급 우량 채권인 MBS 발행량이 늘어나면 수급 부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MBS는 은행, 보험사, 연기금 등 장기 투자기관의 매수 기반이 견조해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은 제한적"면서도 "다만 물량 부담이 누적될 경우 장기물 위주로 민평 대비 약세가 형성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 수요도 만만치 않다. 이미 연초 이후 기업어음(CP)만 2조6500억원을 찍었다. 여기에 LH가 직접 시공 방침을 밝히면서 재무 부담 확대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직접 시공이 본격화될 경우 부채가 25조~30조원 추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LH는 3기 신도시와 서울 서리풀지구 등 수도권 신규택지 4곳의 택지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H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안을 통해 오는 2028년 부채가 236조원에 이를 것으로 자체 추산하기도 했다. 또 LH 발행이 늘어나면 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지방 공기업까지 동반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공기업 크레딧 전반의 공급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ABS 발행을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발행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다. HUG는 향후 연간 100조원 규모의 공적 보증을 공급할 계획으로, 이에 필요한 정책 재원 마련이 과제로 떠오른다.

      HUG는 허브제4호, 제5호 리츠를 통한 공모채 발행 계획도 세워뒀다. 허브리츠는 주택도시기금이 100% 출자하고 HUG가 자산관리하는 모(母)리츠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자(子)리츠에 출자하는 구조이다. 발행 예정액은 935억원 수준으로, 조달된 자금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사업을 수행하는 자리츠에 출자되고 이를 기반으로 약 1500세대의 임대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 공기업 채권 확대 흐름은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우려와도 맞닿아 있다. 무디스는 지난 12일 한국의 장기 발행자 등급을 Aa2로 유지하고 안정적 전망을 부여하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정부 부채 증가와 함께 비금융 공기업(SOE) 부채에서 비롯되는 우발채무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재정 여력이 제약되는 환경에서 공기업 부채가 확대될 경우 국가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정부의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를 감안했을 때 결국 공기업 끌어들여 공사채 발행을 많이 늘려야 하는 구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