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대신 PER 적용한 분석 속속 등장
옛말 된 '지수 상단 부담'…곧 '6000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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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20만원, 100만원 선을 나란히 돌파했다. 연초만 해도 과연 도달 가능한 수치인가 의구심이 있었지만 계속 올라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처럼 주가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3.63% 오른 20만원,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보다 5.68% 오른 100만5000원에 마감해 각각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양사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는 통에 이날 코스피 역시 전일보다 2.11% 오른 5969.64포인트에 마감하며 '6000피' 달성을 코앞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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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양사 실적 전망치가 끊임 없이 오르면서 양사 목표주가도 계속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현재까지 벌써 반년 넘게 양사 이익 추정치를 올리고 있다"라며 "주가만 보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사업 내용이나 최근 증시 흐름을 살펴보면 아직도 더 간다고 볼 여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투자업계에선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평가 기준 변경 논의가 한창이다.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수요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는데 공급 제약은 갈수록 커지다 보니 양사가 100조원대 순이익을 꾸준히 남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에 좌우되던 시절에서 벗어난 만큼 주가순익비율(PER)처럼 이익을 기준으로 양사 기업가치를 분석하겠다는 보고서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시중 자금의 무게중심 역시 반도체와 같은 실물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이달 들어 AI에 대체되거나 매출기반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로 SW업체들의 주가 조정이 가팔라지는 반면 이를 구동하는 HW 인프라의 전략적 가치는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가 AI 구동에 필요한 실물 생태계 최상단에 위치하는 만큼 SW에서 빠진 프리미엄(할증)이 대거 메모리 반도체로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 상단에 대한 암묵적 전제나 부담감 역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이익 추정치대로 오르면 코스피가 5000을 넘어야 한다"는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코스피 6000선 돌파를 앞둔 지금은 양사 덕에 7000선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양사 이익대로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하니 지수 상단에 끼워 맞춰 분석하던 접근들이 힘을 잃는 셈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양사 주가를 주가순자산비율(PBR) 차트로 보면 과거 상단을 뚫고 올라간 상태지만 PER 차트로 보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가 된다"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메모리 산업에 대한 시장의 시각 자체가 교정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적정 주가나 상단을 논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