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유증 SKC, 그룹 지원 의지 재확인했지만 타이밍은 갸웃
입력 2026.03.05 07:00

SKC, 재무구조 개선안 신평사에 어필
"개선안 실행 여부를 중점적으로 봐야"
신용도 개선 위해선 본업의 현금창출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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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C가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본격 착수했다.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일정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신용등급이 이미 한 차례 하향된 이후 자본확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제기된다.

    SKC는 최근 이사회에서 총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확보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자회사인 앱솔릭스(Absolics) 제품 개발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증으로 인해 SKC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2조6334억원에서 2조2224억원으로 4110억원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32.7%에서 142.2%로 낮아진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앱솔릭스 지분 취득과 자본확충 효과를 지난해 9월 말 지표에 반영하면, 이중레버리비율은 기존 149.5%에서 117.7%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평가사들도 자본확충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규모 증자를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그룹의 지원 가능성과 재무개선 의지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또 차입금 감축을 통한 이자 부담 완화, 유동성 리스크 축소 등은 단기 신용도 방어에 우호적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SK㈜는 SKC 지분 40.6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배정물량을 전부 사들이고,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물량의 20%를 추가로 떠안는 120% 초과 청약까지 공식화했다. SKC는 SK㈜의 대외신인도와 지원 여력에 따라 신용등급이 1노치(notch) 높게 평가되고 있는데, SK㈜의 유증 지원 실적으로 인해 지원의 실행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아쉬운 점은 시점이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말 SKC의 기업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내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선제적으로 동일하게 하향 조정한 바 있다.

    SKC는 그간 유상증자, 비핵심 자산 매각,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등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하며 신평사에 이를 설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가시화되기 전 등급 조정이 먼저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증자 결정이 조금만 빨랐어도 등급 강등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등급 평가가 이뤄진다"면서도 "(등급 평가시) 개선안의 계획보다는 실행 여부를 중점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근본적인 신용도 회복은 수익성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재무지표 개선은 자본 수혈에 따른 일시적 효과일 뿐, 본업의 현금창출력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SKC는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 주력 사업에서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방 업황 회복 지연과 투자 부담이 겹치며 현금창출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면서다. 지난 2022년부터 4개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4분기 유형자산 손상차손 약 3200억원 인식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또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차입금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영업현금흐름(OCF)이 뒷받침되지 않는 재무개선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수익성 지표가 여전히 추가 하향 트리거(Trigger) 근처에 머물러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