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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부산에서 투자 검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해양수도' 등 여러 정책 기대감에 선(先)투자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와 운용사는 부산에 실무자를 추가 파견하는 등 부동산 투자 확대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유동 인구가 늘고 부동산 가치가 오를 것을 대비해 부산항, 해양수산부(해수부) 청사 인근 호텔 등을 인수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북극항로 개척에 힘을 쓰고 있다. 올해 북극항로 관련 예산은 5499억원으로 작년보다 23.4% 증가했다. 북극항로를 개척할 경우 부산은 싱가포르처럼 글로벌 해운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은 패권 경쟁을 위해 북극항로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매입하려는 의지가 있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부산은 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2위의 환적 거점 항만이다. 작년 부산 전체 물동량의 57%가 화물을 옮겨 싣는 환적 물동량이 차지했다. 이 중 약 80%는 외국적 선사가 처리했다.
해수부는 작년 12월 세종에서 부산으로 청사를 이전했으며, 전담조직인 '북극항로 추진본부'를 신설 및 출범했다.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권 조성의 범부처 지휘본부(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전담조직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10개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파견 직원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도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SK해운은 매출액 기준 국내 7위, 에이치라인해운은 국내 10위의 벌크선 선사다. 올해 상반기 중 최종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HMM도 이전도 곧 한다"며 대선 공약에 관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국내 2위 선사인 HMM까지 부산 이전에 합류하고 부산이 북극항로에서 핵심 역할을 맡으면 부산 내 유동 인구가 크게 늘 거란 전망이다. 최근 부산 내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하이엔드 아파트 분양 성적이 준수한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물론 정책 기대감만으로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북극항로 개척의 경우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도 항로 선점을 위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러시아 영해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통과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협조도 필요하다.
HMM 부산 이전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 차원의 이전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 근무 인력이 다수인 육상 노조는 본사 이전 시 파업은 물론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결정에 따라 다른 해운사들의 부산 이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최근 한국해운협회에 기업들의 부산 이전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방선거 이후에 정부의 기조가 이어질지도 지켜봐야 한다.
부동산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PF 시장은 여전히 분양성이 확보된 아파트가 아니면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며 "부산도 어렵지만 지방 중에서는 비교적 나은 편이라 정책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