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는 '소규모', 영업은 '건전성 강조'...롯데손보, 새 계획은 달라질까
입력 2026.03.05 14:38

금융위, 롯데손보 경영개선계획 불승인 발표
'구체성 결여' 지적…'경영개선요구' 상향
현장에선 '건전성' 앞세운 마케팅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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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손해보험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거세지고 있다. 당국이 롯데손보의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하면서 두 달 안에 새로운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핵심 인사가 물러나고 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까지 취하한 가운데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유상증자 규모 확대 등 결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제4차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손보에 대한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롯데손보가 제출한 자구안이 지난 1월28일 최종 불승인됨에 따라 관련 법령에 근거해 자동으로 부과된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은 롯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구체성과 실현가능성, 근거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롯데손보는 경영개선계획 내 유상증자 계획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국은 증자 규모와 시점 측면에서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영업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최근 롯데손보는 GA소식지 등의 광고 채널에서 '건전하게 쌓아온 80년', '위험보다 원칙을 택해왔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에선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한 경영개선계획이 불승인된 상황에서 '건전 경영'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는 점이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경영개선요구 단계는 자산 처분과 비용 감축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이 필요한 상태인데, 현장에서 이를 '안전함'으로 포장해 영업하는 것은 무리한 마케팅"이라며 "과도한 영업으로 장기적 건전성을 해친 MG손보의 전철을 밟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금융당국을 향한 날 선 대응은 수그러든 분위기다. 롯데손보는 지난달 19일 최원진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한다고 공시했다. JKL파트너스 부대표로서 롯데손보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경영개선요구 단계에선 당국이 조직 축소, 임원진 교체 요구 등을 할 수 있는데 이에 선제적으로 정비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롯데손보 이사회는 지난달 12일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했던 '경영개선권고 처분 취소 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의하며 당국과의 전면전에서 한발 물러난 상태다.

    대주주의 핵심 전략가가 물러나고 법적 공방도 멈춘 만큼, 내부 분위기는 수용 모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에 따라 롯데손보는 4월30일까지 자산 처분, 자본금의 증액, 매각계획 수립 등을 포함한 새로운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가 이번엔 당국을 납득시킬 만한 유의미한 규모의 유상증자 안을 들고나올 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하겠다는 방향은 정했고, 이미 신용평가사 등 유관기관에 이 같은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간 끌며 '세일즈'에 나서기 보다 최대한 빠른 시기에 당국이 납득할만한 규모로 진행하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