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여의도 사옥 본입찰 임박…한투·코람코 유력 원매자로 부상
입력 2026.03.06 07:00

9일 본입찰 실시…한투·코람코운용 등 원매자 윤곽
부지 개발 잠재력 주목…통합 재개발 및 자산 운용 전략 대결
실적 부담 겪는 하나증권엔 신중론…감정가 상회하는 베팅 여부 관건

  • 여의도 오피스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하나증권 사옥 매각 본입찰이 임박했다. 오는 9일 본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실제 입찰에 참여할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과 코람코자산운용이 유력 원매자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도인인 코람코더원리츠와 매각주관사 세빌스코리아는 오는 9일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하나증권이 코람코더원리츠에 사옥 우선매수선택권 행사 의사를 전달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하나증권빌딩은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에 위치한 프라임급 오피스다. 연면적 6만9826㎡(약 2만1122평), 지하 5층~지상 23층 규모로 주요 임차인은 하나증권과 한국쓰리엠(3M) 등이다. 하나증권은 2030년 12월까지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다.

    본입찰을 앞두고 하나증권과 경쟁할 인수 후보가 누가 될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증권이 우선매수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잠재 원매자들이 ‘들러리 입찰’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입찰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실제 인수 의지를 가진 후보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가장 유력한 원매자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이 거론된다. 하나증권 여의도 사옥과 인접한 한국투자증권 사옥을 보유하고 있어 두 건물을 통합 개발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 측이 통합 재개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 거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하나증권 사옥의 용적률은 약 600%로, 법정 최대치인 1200%의 절반 수준이다.

    한 부동산 자문업계 관계자는 “하나증권 사옥 규모가 현재 약 2만2000평 수준인데 재개발을 하면 두 배 가까이 확대될 수 있다”며 “한국투자증권 사옥 역시 토지 규모가 비슷해 통합 개발을 추진할 경우 8만평 이상의 초대형 오피스 개발도 가능하다. 여의도 IFC나 파크원과 비슷한 규모의 대형 업무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 내부에서는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부동산신탁,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등 여러 계열사가 이번 거래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입찰에 앞서 어느 계열사가 대표로 입찰에 참여할지 내부 정리가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로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는 코람코자산운용이 거론된다. 하나증권 빌딩을 편입한 코람코더원리츠는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하고 있다. 다만 해당 리츠의 인수와 운용을 총괄했던 핵심 인력들이 코람코자산운용으로 이동하면서, 이번 거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람코더원리츠는 과거 코람코자산신탁 리츠사업2부문이 운용을 맡았다. 이후 2024년 윤장호 당시 리츠사업2부문장(부사장)과 장성권 리츠2부문2본부장 등 일부 핵심 인력이 코람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부사장은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람코더원리츠를 처음 설계했던 인력들이 현재 코람코자산운용에 있어 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며 “입찰에는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라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유력 인수 후보인 하나증권의 경우 의외로 적극적인 가격 베팅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매각가가 7000억~8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 실적 등을 고려하면 부담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하나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하나증권은 2021년 당기순이익 5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지만,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하나증권 여의도 사옥의 감정평가액이 얼마나 나올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코람코더원리츠가 진행한 감정평가에서는 하나증권 사옥 가치가 약 7136억원, 3.3㎡당 3100만~3200만원 수준으로 산정됐다. 이는 당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현재 코람코더원리츠와 하나증권이 각각 자산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보다 높은 감정가가 제시될 경우 입찰자들이 어느 수준까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변수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과 감정평가액 가운데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최종 매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감정가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입찰 참여 의지가 있는 후보들이 얼마나 추가로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