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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며 방산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천궁-Ⅱ의 실전 운용 소식에 LIG넥스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실제 주가가 단숨에 크게 웃돌자 증권가의 고민도 함께 커진 분위기다.
6일 LIG넥스원 주가는 전일 대비 9.3%오른 83만4000원에 장을 닫았다. 이날 장중에는 89만원선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3개월 기준 최저점(37만2000원) 대비 124% 뛰었다. 중동 전쟁 이슈와 맞물리며 방산 기업들에 대한 추가 수출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중동 전쟁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 배치된 천궁-Ⅱ가 실제 가동돼 이란 미사일을 요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은 "UAE에 배치된 천궁-Ⅱ 2개 포대에서 60여발의 요격미사일이 발사됐고 요격 성공률은 96%를 기록했다"며 "실전 명중률 96%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무기로 평가받는 패트리어트도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UAE는 한국 정부에 천궁-Ⅱ 포대를 계약된 납기보다 빨리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난색을 표하자, UAE는 요격미사일이라도 납기보다 먼저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현지에서는 요격미사일 소모가 빠르게 늘어나며 공급 부족(쇼티지)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수요 확대 기대가 천궁-Ⅱ 미사일 제작 및 체계 종합을 맡고 있는 LIG넥스원 주가에 선반영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궁-Ⅱ 개발에는 LIG넥스원(미사일·체계 종합), 한화시스템(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발사대·차량) 등이 참여했다.
현재 LIG넥스원 주가는 증권사 목표주가를 모두 넘어섰다. 지난 2월말 기준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했던 목표주가는 ▲한화투자증권 74만원 ▲유진투자증권 72만원 ▲한국투자증권 70만원 ▲키움증권 70만원 ▲유안타증권 69만원 ▲메리츠증권 60만원 ▲하나증권 56만2000원 등이다. 현재 주가는 이들 목표주가보다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가량 높게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증권사 방산업 연구원은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라 난감하기도 하다"며 "컨센서스를 보면 대부분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를 이미 넘어선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몇 달 사이 주가가 두 배 넘게 올랐는데 연일 상한가 흐름이 이어지다 보니 분석하는 입장에선 부담도 있다"며 "수주 산업이니 추가 계약을 따도 실제 이익이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지금은 수급이 방산주로 쏠리며 주가가 먼저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방산업 연구원은 "결국 멀티플을 높여 잡아 목표주가를 올릴 것"이라며 "중동 안보 환경 변화로 방공·요격 체계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에 방산 기업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는 논리인데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목표가는 올려 잡을 예정"이라고 했다.
LIG넥스원뿐 아니라 한화시스템 역시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다시 조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시스템 주가는 최근 3개월 기준 최저점이었던 4만6850원 대비 약 239% 상승했다. 지난 4일에는 18만4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DS투자증권은 지난 2월 한화시스템 목표주가를 13만7000원으로 제시했지만, 현재 주가는 이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발간된 리포트가 마지막이어서 목표주가가 여전히 5만원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번 중동 사태가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경우 방공 체계 중심의 추가 수출 가능성이 크단 관측이 많다. 아랍에미리트뿐 아니라 중동 국가들이 추가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전문가는 "천궁-Ⅱ의 실전 운용은 한국 방공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방산 업체들이 새로운 수출 기회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납기를 앞당겨 당장 필요한 물량들을 제공하기에는 한국 방산 업체들의 캐파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