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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격화와 국제유가 급등, 미국 고용지표 충격 여파로 국내 증시가 9일 장 초반 급락 출발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 거래일 대비 319.50포인트(5.72%) 내린 5265.37에 출발했다. 오전 장 초반 5200선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수 급락과 함께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 코스피 시장에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 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공시했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 선물은 전장 대비 6.49% 하락한 상태였다.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다.
코스닥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58.19포인트(5.04%) 내린 1096.48에 장을 시작하며 1100선 아래로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9% 이상 급락하며 각각 17만원대, 84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 기아, NAVER, 삼성SDI 등도 4~9%대 약세다.
업종별로는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방산주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0.5%, 3%대 상승하며 조선주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장 초반 강세를 보이던 일부 정유·에너지 관련 종목은 하락 전환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환율도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4원 오른 1492원에 개장했다. 1500원선 재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중동발 공급 충격 우려와 고용 둔화 충격이 겹치며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95%, S&P500은 1.33%, 나스닥은 1.59% 내렸고 러셀2000은 2.33%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장중 100달러를 넘기도 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하루 만에 12.21% 오른 90.9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35.6% 급등하며 1984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와 산유국 감산 가능성이 공급 위축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9만2천건 감소하며 시장 예상(+5만5천건)을 크게 하회했다. 실업률도 4.4%로 상승했다. 유가 급등과 고용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발표될 미국 CPI와 오라클·어도비 실적이 추가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가 양국 모두에게 실익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정이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방산·조선 등 지정학 리스크 수혜 업종 중심의 자금 이동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 급등, 물가 지표, AI 소프트웨어 실적 등 굵직한 이벤트가 겹치면서 변동성 확대 구간에 진입했다"며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5150~5800선"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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