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T, ‘고밸류 인수’ KJ환경 재실사…인프라 수장 공백에 조직 과제까지
입력 2026.03.10 07:00

'빅딜' KJ환경 인수 거래 재검토
서상준 대표 떠나면서 김준년 전무 체제로
포트폴리오·조직 관리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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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보유 포트폴리오 기업인 KJ환경 등 재활용 업체들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인수 당시 1조원을 웃도는 거래 규모로 주목받았던 ‘빅딜’이지만 최근 사업 환경이 둔화되면서 당시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다시 점검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해당 거래를 주도한 인프라 부문 수장 서상준 대표도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임 대표 선임 등의 과제도 떠오를 전망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QT는 보유 포트폴리오 기업인 KJ환경 등 재활용 기업들에 대한 재검토에 나섰다. 앞서 EQT는 2024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제네시스PE)로부터 KJ환경 등 재활용 기업들을 일괄 인수했다.

    해당 거래는 당시 거래대금이 1조원을 상회하며 국내 재활용 분야 M&A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또한 매각자인 제네시스PE 입장에서는 인수 대비 10배에 가까운 수익을 낸 ‘잭팟’ 거래로 기록됐다. 규모와 수익률 측면에서 업계에서는 2024년 국내 M&A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거래로 꼽히기도 했다.

    EQT는 해당 거래를 인프라6호 펀드를 활용해 인수했다. 약 1조원 규모의 거래 가운데 4000억원가량은 인수금융 대주단을 통해 조달했고, 나머지는 인프라6호 펀드에서 충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KJ환경 등 여러 재활용 업체를 일괄 인수했다는 점에서 EQT가 해당 산업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 ‘베팅’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시 거래에서 인수 재무자문은 JP모간, 회계자문은 삼일PwC, 법률자문은 김앤장이 맡았다.

    다만 최근 KJ환경 등 해당 거래로 인수한 기업들의 실적이 주춤하면서 일부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했는지에 대해 다시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EQT가 실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해 상시적으로 점검을 진행하지만, 이번 실사는 인수 당시 밸류에이션 산정 과정에서 놓친 부분이 있는지 재검토하는 성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QT는 KJ환경을 인수한 이후 후속 작업으로 지난해 볼트온(bolt-on)을 계속해오는 등 공을 들여왔다. 재활용품 수집 운반 업체 JS자원, 인천국제공항 폐기물 처리 업체 경인에코, 대영기업의 재활용 사업부를 추가 인수했다.

    한편 최근 인프라 부문 수장을 맡아온 서상준 대표가 EQT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프라 부문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서 대표의 추후 행선지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된다. 서 대표는 2024년 전 세계 1900여 명의 EQT 임직원 가운데 약 15명 수준인 글로벌 파트너로 선임되는 등 내부에서 탄탄한 입지를 보인 인물이다. EQT가 한국 시장에서 진행한 SK쉴더스 인수 거래(약 2조4000억원)를 성사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서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EQT 서울사무소의 조직 운영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EQT 서울사무소는 인프라, PE, 부동산 등 3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인프라 부문을 이끌어온 서 대표가 사임하면서, 현재 인프라 부문은 대표는 공석인 가운데 김준년 전무가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사임 소식이 알려지며 연다예 PE부문 대표가 양 부문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각 부문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온 만큼 겸직으로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EQT 서울사무소에는 약 20여 명의 전문가가 근무 중인데, 인프라 부문에서는 서 대표 외에 곧바로 대표급으로 승진시킬 만한 인력이 마땅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김 전무가 총괄 업무를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계속해서 대표직을 공석으로 둘 수는 없기 때문에 추후 외부 영입 혹은 내부 승진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QT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글로벌 투자그룹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사모펀드  운용사다. 운용자산(AUM)은 약 2700억달러(약 400조원) 규모다. 국내에서는 SK쉴더스, KJ환경, 리멤버, 더존비즈온 등에 투자해 왔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서 대표의 퇴사로 인프라 부문 대표 공석이 생긴 상황인데, EQT 내부에서는 마땅히 대표급으로 올릴 인물이 없는 상황이라 외부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