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협 개혁안 발표…강호동 회장 등 횡령 혐의 유죄 판결 시 '직무 정지'
입력 2026.03.11 10:01

이르면 다음주 중 농협법 개정안 발의
횡령 등 1심 유죄 판결 시 '직무정지'
중앙회장 선거에 '조합원 투표' 도입 논의

  • 당정이 중앙회 권한을 통제하는 방향의 농협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한다. 농협 임직원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직무를 정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현재 횡령·금품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 정부와 여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협개혁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당정은 농협법 개정을 통해 금품수수나 횡령 등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임원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농협법 164조에 따라 장관이 위법 행위를 인정할 경우 시정명령과 함께 임원 개선이나 직무정지를 요구할 수 있지만, 실제 적용 사례는 없다. 이를 구체적으로 명문화 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강호동 중앙회장은 최근 정부 합동 특별감사에서 금품수수와 사업비 유용 의혹 등이 적발돼 수사 의뢰된 상태다. 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강 회장이 기소 후 1심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직무 정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정은 아울러 중앙회장의 권한을 축소하기로 했다. 농협법에 '중앙회장이 인사·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조항을 명문화하고, 중앙회장이 다른 계열사 간부를 겸임하는 행위를 금지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농민신문 사장을 겸직했으나 특별감사 결과 발표 이후 사장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독립 감사 위원회인 '농협감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현재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와 조합을 정기적으로 감사하고 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농협경제지주와 그 자회사를 모두 감사할 수 있게 된다.

    조합장 선거제도도 개편된다. 현재 중앙회장은 전국 조합장 1110명의 투표로 선출된다. 농식품부는 '조합원 직선제', 혹은 '선거인단제'를 통해 조합원의 투표권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앙회장이 회원 조합에 재량적으로 배분하던 무이자자금(회원조합지원자금)도 자금계획 수립시 농식품부에 사전 보고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자금이 중앙회장의 '통치 예산'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당정은 이번 개혁방안 제도화를 위해 농협법,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개정할 방침이다. 여당은 이르면 다음주 중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한 뒤,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 이전까지 관련 입법을 모두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협의회에서 "인사 운영의 공정성을 확대하고 무이자 자금 등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회원의 공개를 확대해 조합원과 회원이 중앙회를 견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