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변화' 그친 금융지주 이사회…여전히 '교수' 중심에 '정관 개정'도 보수적
입력 2026.03.12 07:00

사외이사 교수 비중 줄었지만 여전히 높아
금융소비자 전문가 선임은 기대 이하
사외이사 교체 제한적…지배구조 변화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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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실제 변화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중심의 이사회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소비자 전문가 선임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TF 결론을 앞당기고, 올해 은행권 검사에서 지배구조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금융지주 이사회 운영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교수 비중을 줄이고 금융소비자 및 정보기술(IT) 전문가를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교수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2%에서 올해 40%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사회가 교수 중심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9명 중 4명이 교수로, 지난해 5명 대비 줄어들었다. 사의를 표명한 이용국 사외이사와 임기 만료로 사임한 윤재원 사외이사를 대신해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과 임승연 국민대 교수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된 영향이다.

    KB금융은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퇴임하고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서정호 법무법인 더위즈 대표가 신임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전체 사외이사 가운데 교수 비중은 7명 중 3명으로 작년 대비 1명 줄어들었다.

    하나금융은 이강원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로 퇴임하고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사외이사 9명 가운데 교수는 4명으로, 전년(3명)보다 1명 늘었다.

    우리금융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퇴임하고 정용건 케이카캐피탈 상무 겸 준법감시인과 류정혜 국가 인공지능 전략위원회 위원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7명 가운데 교수는 1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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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배구조 개편 강조에도 정관 반영은 제한적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 논의 과정에서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 등을 강조했지만 실제 정관에 이를 반영한 금융지주 또한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이달 주주총회에서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 관련 내용을 정관에 반영한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다만 우리금융 또한 당국이 의도한 회장 '연임'시 특별결의가 아니라 3연임 시 특별결의에 해당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개선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지배구조 선진화 TF 결과나 여당에서 추진 중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 내용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정관 변경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찬진 금감원장이 관련 제도 정비 이전에도 금융지주들이 선제적으로 반영해 달라는 의사를 밝힌 만큼 금융당국은 TF 결과 발표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당국 압박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올해 은행권 검사에서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여부를 올해 주요 점검 항목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금융지주 검사에서 이사회 구성과 운영 방식을 보다 꼼꼼하게 들여다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2023년 12월 마련됐고 올해 추가로 보완될 예정인 만큼 기존 내용과 새로 반영되는 사항의 이행 상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정기검사에서 항목 중 하나로 점검할 수도 있고 특별검사 형태로 이뤄질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