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재돌파·사모신용 불안 겹쳤다…코스피 2%대 약세
입력 2026.03.13 10:00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WTI 9.72% 급등에 환율 1490원…美상장 'EWY' 6.29%↓
"WTI 120달러 가능성은 제한적…80~100달러만으로도 시장 부담 누적"

  • 유가 100달러 재돌파와 미국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겹치며 국내 증시가 급락 출발했지만 낙폭은 일부 축소되는 흐름이다.

    13일 오전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 거래일 대비 119.08포인트(2.13%) 내린 5464.17을 기록 중이다. 개장가는 5412.39(-3.06%)였다. 코스닥은 1142.20으로 0.54% 하락 중이다.

    수급은 외국인 매도 우위가 뚜렷하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5000억원 이상 순매도하고 있고 기관도 2500억원 넘게 팔고 있다. 개인은 7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약세다. 삼성전자는 2%대, SK하이닉스는 2% 후반대 하락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2~3%대 밀렸고 LG에너지솔루션은 4% 넘게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NAVER 등도 약세다.

    코스닥에서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2~3%대 하락 중이다. 다만 개장 초 대비 낙폭은 일부 축소됐다.

    간밤 미국 증시는 중동 리스크와 사모신용 불안이 겹치며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6%, S&P500은 1.5%, 나스닥은 1.8% 내렸다.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3% 하락했다. 테슬라는 3.14%, 메타는 2.55% 떨어졌고 애플·알파벳·엔비디아도 2% 안팎 밀렸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47%, 0.75% 하락했다.

    미국에 상장된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낙폭도 컸다. '아이셰어즈 MSCI 한국(EWY)'은 6.29% 하락했다. 해당 ETF는 삼성전자(28.72%), SK하이닉스(19.73%), 현대차(2.82%) 등을 주요 편입 종목으로 두고 있다. 

    변동성 확대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국제유가 급등이 꼽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72% 오른 95.73달러에 마감했고 브렌트유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재부각됐다.

    미국도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에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다음달 11일까지 임시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운송 중인 원유에 한해 적용된다.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와 함께 공급 차질 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유가가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는 상황에서 변동성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사모신용 시장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대체운용사 클리프워터의 사모대출펀드 환매 제한 발표 이후 모건스탠리(-4.1%), 블랙스톤(-4.8%), KKR(-3.7%) 등이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재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유동성 경색 우려는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준비 소식도 변수다. 베선트 장관은 15~16일 파리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중동 리스크에 더해 미중 무역 이슈까지 부각될 경우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은 확대될 수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120달러를 재돌파하며 스태그플레이션을 본격적으로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유가가 80~100달러 구간에서 등락하는 것만으로도 시장 부담은 누적될 수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통신·기계·상사자본재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가격 전가력이 있는 업종 중심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