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BNK금융지주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면적인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사외이사의 70%를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동시에, 국내 금융지주 역사상 처음으로 상정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보수 체계 도입을 두고 주주와 이사회가 펼치는 표결 경쟁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이번 BNK금융 주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사회의 '대대적 물갈이'다. BNK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7명 중 5명을 교체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교체율은 약 71%로 주요 금융지주보다 훨씬 적극적인 행보다.
특히 신규 사외이사에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라이프자산운용 추천)과 강승수 디에스투자파트너스 대표(OK금융그룹 추천), 박근서 성현회계법인 상임고문(지역 주주 송월 추천) 등 주주 추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점이 핵심이다. 기존 롯데 계열 추천의 김남걸 이사를 포함하면 주주 추천 사외이사는 총 4명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행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의 폐쇄성을 강하게 질타해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BNK금융 지분 약 4%를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 라이프자산운용 또한 주주 추천 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압박하면서 이같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인적 쇄신에서는 이사회가 주주들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경영진 보상 체계를 둘러싸고는 날 선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주총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행동주의 펀드인 라이프자산운용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RSU 도입 안건이다. RSU는 일정한 성과 조건을 충족하면 회사 주식을 지급하되, 일정 기간 처분을 제한하는 장기 인센티브 제도다.
보수 한도를 둘러싸고 주주제안과 이사회 안건이 함께 상정되면서 이번 주총은 경영진과 주주 간 표 대결 성격을 띠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진은 사외이사에게 성과 연동형 주식을 부여할 경우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이사회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라이프운용 측은 경영진 보수를 일정 기간 이후 주식으로 지급해 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BNK금융은 회장 연임 특별결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통해 회장 연임 절차 투명성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핵심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며, 금융지주 회장이 한 차례 이상 연임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다만 이러한 논의와 별개로 BNK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상정된 빈대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보통결의로 추진한다. 아울러 이번 주총에선 사내이사를 추가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BNK금융은 회장이 유일한 사내이사로 참여하는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연임 시 특별결의 의무화 등)'의 취지와 배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외이사가 CEO를 견제해야 하는 구조에서 회장만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권한 집중과 '이너서클'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이번 BNK금융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 빈대인 회장 연임 안건에 대해 찬성 권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BNK금융 외국인 지분 비중이 40%대로 높아 ISS 판단은 주총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가 인적 쇄신으로 당국의 압박을 정면 돌파하려 하지만, 1인 사내이사 구조는 향후 당국이 지속적으로 추진할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계속해서 불씨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RSU 도입 주주제안은 보상 체계 설계권을 두고 자본시장에서도 주목할 이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