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들리자 코인으로 '머니무브'…비트코인, 전쟁 악재에도 '상승세'
입력 2026.03.17 15:13

코인 곁눈질
비트코인, 전쟁 변동성 속 1억원 재돌파…증시 대신 코인으로 자금 이동
금 대신 달러·가상자산 선호 강화…현물 ETF 6거래일 연속 순유입
24시간 거래 특성 부각…"단기 대피처 역할 확대, 변동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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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장기화되는 중동 전쟁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투자시장 내 자금 흐름이 가상자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金)은 상승세가 제한된 반면,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비트코인이 돌발 악재 대응 수단으로 부각되며 단기 자금 대피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국내 디지털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기준 1억900만원대를 기록하며 7만달러선을 재돌파했다. 전쟁 발발 직후인 이달 초 6만6000달러선까지 밀렸던 것과 비교하면 약 12% 상승한 수준이다. 최근 1주일 기준으로도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위험자산 가운데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글로벌 수급 측면에서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는 최근 6거래일 연속 순유입이 이어지며 누적 56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블랙록 IBIT(iShares Bitcoin Trust)와 피델리티 FBTC(Fidelity Wise Origin Bitcoin) 등 대형 ETF를 중심으로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가격 반등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반면 전통 자산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전쟁 발발 이후 약 2주 동안 미국 S&P500 지수는 6881.62에서 6632.19로 3.6%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낙폭이 더 컸다. 코스피는 전쟁 직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7% 넘게 급락하며 6000선을 반납한 데 이어, 장중 12% 이상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후에도 유가 급등과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며 5300선까지 밀리는 등 약 2주간 10% 내외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일부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빠른 가격 회복과 함께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특성이 변동성이 극대화된 전쟁 국면에서 단기 대응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제도권 편입 경로가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았고, 일부 기업들은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신용 구조를 구축하는 등 자산 전략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약 13억달러가 순유입되며 기관 수요 회복 흐름도 확인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KG이니시스가 크립토닷컴과 협력해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등 가상자산이 투자 영역을 넘어 결제·상거래로 확장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인식도 변화하는 분위기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비트코인을 "필요하지 않은 자산"으로 평가하면서도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은 인정했고, 팀 드레이퍼는 달러 가치 약화를 근거로 비트코인의 장기 통화 역할을 강조했다. 그랜트 카돈 역시 전쟁 불확실성 국면에서 비트코인을 대체 자산으로 선호한다고 밝히며 자산 배분 전략의 변화 흐름을 드러냈다.

    반면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은 이번 국면에서 기대와 달리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5000달러 초반에서 움직이며 전쟁 이전 대비 하락한 수준을 기록했고, 국내 금값 역시 전쟁 초기 25만원대까지 급등한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며 최근 23만9000원대까지 내려왔다.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이 금 가격 상승을 제약하면서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유입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다만 비트코인이 구조적으로 안전자산 지위를 확보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전쟁 직후 급락 사례에서 보듯 가격 변동성이 크고,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유동성 변화나 규제 환경 등 외부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될 경우 다시 위험자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자산으로 단기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되는 자산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