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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달 들어 중동 전쟁 격화에 따른 유가 급등, 고환율 이슈 등으로 6거래일 연속 코스피·코스닥 사이드카 발동이라는 '상식 밖' 변동성 장세에도 개인 자금은 오히려 국내 지수·레버리지·반도체 ETF로 몰렸다. 위기를 회피하기보다 가격 변동성을 활용하려는 성격의 공격적 매수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13일 기준 최근 1주일간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상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을 비롯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코스닥150레버리지',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액티브',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닥액티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주로 지수형을 중심으로 레버리지와 액티브 ETF에 자금이 동시에 유입된 셈이다.
특히 개인 순매수 기준으로는 KoAct 코스닥액티브와 TIME 코스닥액티브, TIGER 반도체TOP10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지수 급락 구간에서 액티브 상품을 활용한 '저점 베팅'이 집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의 반도체 ETF 경우도, 코스피 시총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성을 두고 저가 매수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위기 국면과는 결이 다르다. 2020년 코로나19 충격 당시 개인 자금이 테슬라·애플 등 해외주식 직접투자 형태로 개별 종목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ETF를 통해 국내 지수에 패시브·액티브 전략으로 진입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국장 이탈'이 아니라 'ETF를 통한 국장 재진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 기조가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기업의 배당·지배구조 개선 정책과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실물경제 불확실성과 별개로 금융시장은 유동성에 의해 움직이는 '이중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이러한 개인의 '국장 러시'는 변동성 국면에서 그 파급력이 더 부각됐다. 최근 2주 동안 코스피는 미국의 이란 공습을 기점으로 5000선 부근까지 밀렸다가, 전쟁 종결 기대감이 확산되며 5600선을 회복하는 등 큰 폭의 등락을 반복 중이다. 이 시기, 외국인은 약 15조원의 순매도세를 보였지만 이를 개인들이 상쇄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인 이달 3일부터 13일까지 코스피에 유입된 개인 순매수는 약 19조5000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역시 지수 낙폭 자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지만 장중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 그 중심엔 개인의 순매수가 역시 있었는데 최근 5거래일동안에만 개인은 약 1조6000억원을 사들여 외국인의 순매도세(-2조1000억원)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핵심 수급 주체로 부상했다. 업계에선 이제 과거에는 기관이 방향성을 제시하고 개인이 이를 추종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개인 자금이 ETF를 통해 선제적으로 유입되며 기관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지수 5300선 이하 구간에서 트레이딩 관점의 매수 접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에선 120달러대 유가 진입 가능성은 높지 않더라도 80달러대가 지속되는 시나리오만으로도 시장 부담은 누적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 또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상황에서 기회수익보다 손실 가능성 통제가 필요한 국면이고 미국 금융시장의 리스크로 떠오른 금리 하락이 지연될 경우 사모대출 시장 문제도 유의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또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증시 역시 올해 들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고용지표 둔화와 유가 상승,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겹치며 약세를 보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전쟁 종결 발언에 따른 반등 이후에도 실제 충돌이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반납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유가가 80달러대에 머물더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차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증권사 한 금융 연구원은 "ETF를 통한 레버리지 매수는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수익 기회를 키울 수 있지만 방향이 어긋날 경우 손실도 배가된다"며 "지수 하단을 개인 자금이 방어하는 모습이지만 대외 변수 충격으로 시장 레벨 자체가 한 단계 낮아질 경우, 레버리지·저점 매수에 나선 개인의 손실 폭도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