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ㆍ2부 구분, 결제 주기 단축...'증시 부양' 정책 구체화
입력 2026.03.18 15:21

'코리아 프리미엄' 구상 구체화
결제주기 단축·코스닥 2개 리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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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주식시장의 'T+2 결제 시스템'에 대해 제도 개선 검토를 지시했다. 또 저PBR 기업 퇴출 및 중복상장 금지 등을 통해 증권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코스닥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시장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관심을 모았던 중복상장 관련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간담회를 통해 이번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 방향이 일정부분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국내 주식 결제 시스템에 대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제안을 언급하며 "왜 주식을 오늘 팔았는데 돈을 모레 주냐고 하더라"며 "저도 왜 그래야 하지 하는데, 미수거래 등과 관계가 있겠지만 필요하다면 조정하는 문제로 검토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거래 시스템상 주식을 매도하면 거래 대금은 매매거래일(T)로부터 2거래일(T+2) 뒤에 들어온다. 최근 미국은 이를 'T+1'으로 단축했고, 유럽도 이를 내년까지 결제주기를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저희도 유럽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T+1으로 결제주기 단축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제적 동향을 파악해서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 증시의 저평가 원인을 4가지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기업 지배구조 개혁 ▲시장 투명성 확보 ▲정책의 예측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등이다.

    아울러 상법 개정, 주가조작 신고 포상금 강화 등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의 산업경제정책방향은 관심있는 국민 대다수가 인지할 수 있을 만큼 방향이 명확하다"며 "한반도의 분단 상황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는데, 우리 국방비 지출 규모는 북한의 1.4배를 넘는 세계적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민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쏠려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자본시장으로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을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주당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퇴출하고, 중복상장을 금지하겠다는 방침도 또다시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와 관련, 코스닥 시장을 2개 리그로 나누겠다고 밝혔다. 성숙한 '혁신기업'과 성장 중인 '스케일 기업'으로 부문을 나누고, 서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해 시장의 역동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저PBR 기업에 대해선 리스트 공개 등 '네이밍 앤 쉐이밍' 방식을 통해 기업가치제고 노력을 촉진하겠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대폭 강화하고, 코넥스·코스닥·코스피 시장의 차별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복상장과 관련해서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상장으로 일반주주의 권익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발언했다. 

    당초 이날 간담회에서 중복상장 관련 구체적인 방안이 윤곽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많았지만 '원칙금지, 예외허용'이라는 기존 방향성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간담회는 공개 토론으로 진행됐다. 오후 2시 간담회가 시작한 뒤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5% 넘게 급등하면서 오후 2시34분경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정부 차원의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실히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