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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HD현대중공업이 HJ중공업 최대주주에 군산조선소 매각을 추진하면서 HJ중공업의 사업 확장 가능성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군산 조선소가 마스가(MASGA) 기반 미 해군 MRO 기지로 활용될 수 있단 관측이 이어져 온 만큼 부지 활용 전략이 주목된단 것이다. 군산조선소의 사업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HJ중공업 최대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과 군산조선소 매각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2021년 말 기준 군산조선소 장부가액은 약 6650억원이다. 시장에선 멀티플 1.5배 수준을 적용해 매각가가 1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거래는 조선소 '법인'이 아닌 '자산'을 넘기는 구조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향후 별도 법인을 설립해 운영할 것으로 점쳐진다.
에코프라임퍼시픽은 군산조선소를 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사용할 예정이다. HJ중공업이 중소형 선박 건조를 담당하는 만큼, 최대주주 입장에선 대형 선박 건조에 대한 니즈가 컸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선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HJ중공업 주가는 거래 발표 당일 상승세를 나타냈다.
HJ중공업은 대형 선박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HD현대중공업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국 조선소 투자(MASGA)에 활용할 수 있게 돼 '윈윈' 거래로 평가됐다.
군산조선소의 실질적인 사업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군산조선소가 건설 당시부터 정치적·지역적 고려가 반영된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입지 자체가 조선업에 최적화된 곳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조선업계에선 군산이 기자재 공급망과 협력업체가 밀집한 울산·거제와 비교해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인프라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단 것이다. HJ중공업 입장에서도 기존 부산 영도조선소와의 물리적 거리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군산조선소를 마스가(MASGA) 기반 MRO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돼 왔지만, 군산조선소를 둘러싼 여러 구상은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거론돼 온 이슈라는 시각도 있다.
설비 측면에서도 추가 투자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군산조선소는 2010년 가동 초기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 공세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가동률이 떨어지며 2017년 가동이 중단됐고, 이후에는 신조선 건조를 멈춘 채 블록 생산 위주로 운영돼 왔다. 일부 설비는 노후화 돼 실제 가동까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HJ중공업 최대주주의 인수자금 조달 능력도 관심이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이 HJ중공업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시장에선 이들 주체가 단독으로 1조원 안팎의 인수 자금을 부담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차입을 활용하거나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는 구조적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가격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로 모아진다. 장부가 대비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인정할지, 도크의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과 설비 상태에 대한 실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최종 계약 체결까지는 HD현대중공업과 HJ중공업 간 적지 않은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