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지표'에도 경계 높이는 금융당국…증시 불안에 빚투·공매도 압박
입력 2026.03.19 07:00

신용융자·공매도 이례적 릴레이 소집에 '당혹'
안정적인 수치에도 '무결점 관리' 총력
대통령 간담회까지…증권사 향한 압박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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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매도와 신용융자 등을 담당하는 증권사 임원을 잇달아 소집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평소 당국이 크게 주목하지 않던 분야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을 두고 이례적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하방 압력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공매도중앙점검시스템(NSDS)에 참여하는 주요 증권사 21개사의 준법감시인을 소집했다. 이승우 공시·조사 부문 부원장보 주재로 한 긴급 간담회였다.

    이 부원장보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점을 고려해 공매도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최근 발생한 무차입 공매도의 다수 건이 실수나 착오에 의했던 만큼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1일 주요 증권사 신용융자 담당 임원들을 불러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를 지시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금감원은 지난주 '중동 상황 發 자본시장 대응을 위한 금투업권 CIO 긴급 점검회의'를 시작으로, 증권사 임원을 소집한 긴급 간담회를 연이어 진행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이슈가 있어서 불렀다기 보단 위반 사례를 공유하고 시스템 오류 등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설명하는 정도였다"며 "지난주는 거의 매일 간담회를 열었는데 모두 비슷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어수선하다 보니 일일 변동폭이 크고,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국의 긴박한 대응과 달리 실제 시장의 지표들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신용융자 규모와 반대매매 금액은 시가총액 대비 0.6%다. '빚투' 열풍이 거셌던 2021년 말(0.9%) 대비 0.3%포인트(p) 낮고, 주식거래가 급증한 작년 말(0.7%)보다도 감소한 수치다.

    공매도 역시 시장 규모 대비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불법 공매도 또한 단순 실수 등에 의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두 번의 급락 기간에도 공매도의 금액적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였다"며 "시장 전체 거래 대금 대비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합리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국이 연일 소집령을 내리는 이유는 하락장으로의 전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 강하다. 최근 코스피가 대외 악재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아울러 이번 릴레이 소집은 내일(18일)로 예정된 대통령 주재 증권사 간담회를 앞두고 현안을 사전에 파악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중동 상황에 따른 시장 대응 방안과 함께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대책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나, 우리 부서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는 말이 안 나오게 조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휴먼 에러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차원에서 증권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국의 고강도 압박이 계속되면서 증권사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마케팅 자제 권고와 공매도 관리 강화 주문으로 현장 영업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황"이라며 "단순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엄격한 태도에 실무 부서가 느끼는 압박감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