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베인캐피탈 지분 확보 위해 금융사 접촉…주총 결과는 변수
입력 2026.03.20 07:00

베인 보유 지분 차환 추진…금융사 접촉
주총 후 분쟁 향방 따라 거래 속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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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베인캐피탈이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 확보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금융권과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이달 내 예정된 가운데 MBK파트너스·영풍 측과의 경영권 분쟁 향방에 따라 해당 거래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매수하기 위해 복수의 금융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베인캐피탈은 2024년 10월 고려아연 지분 매수 및 장내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 41만9082주(2.01%)를 확보한 바 있다. 

    18일 종가 기준 고려아연 주가가 169만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지분 가치는 약 7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베인캐피탈의 고려아연 투자는 스페셜시츄에이션 부문에서 크레딧 펀드를 활용한 구조로, 대출 성격이 강한 투자다.

    당시 최 회장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베인캐피탈이 참여한 거래로, 베인캐피탈은 최 회장 일가의 지분 일부를 담보로 설정하고 일정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보장받는 구조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주주간계약에 따라 조기상환권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권리 행사 시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계약 구조상 기간별로 보장 수익률이 달라지는 만큼 조기상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의 직접 인수뿐 아니라 금융사 등 제3자를 통한 지분 인수도 가능해, 사실상 리파이낸싱 성격의 거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거래와 관련해 복수의 증권사들이 참여를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구조나 참여사 등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MBK파트너스·영풍 측과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야 거래와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총 이전에는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기업이나 오너 관련 거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최근 위험관리 차원에서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거나 격화된 기업 관련 투자의 경우 지주 차원의 투자심의위원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일정 부분 방향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존 경영진 중심으로 최윤범 회장 측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지분을 바탕으로 견제에 나서며 경영권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사 선임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 구도 변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이사회 장악에 실패할 경우 적대적 인수 시도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MBK 측이 향후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엑시트 전략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구조상 금융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딜이지만,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주주총회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