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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인지수사권까지 손에 쥐며,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수사 역할 정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합동대응단)과 특사경이 병존하는 구조에서, 사건 처리 주체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출범 7년 만에 인지수사권을 확보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와 검찰을 거쳐 사건을 넘겨받아야만 수사를 개시할 수 있었던 구조에서 벗어나, 금감원이 이상 거래를 포착하면 수사심의위원회를 거쳐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이와 동시에 금융당국은 합동대응단의 인력과 권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합동대응단은 '한국판 SEC'를 내걸고 지난해 7월 출범했다. 금융위·금감원·거래소가 참여한 37명 규모로 시작했지만 금융위 11명, 금감원 14명 등을 추가로 투입하며 현재 62명으로 확대됐다. 이달 18일 금융위는 추가 인력 확충과 함께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 권한 부여 방침도 밝혔다.
다만 합동대응단의 성과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1호 사건의 경우 적발 이후 검찰 이첩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되며 대응 속도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대된 인력 규모에 비해 적발 사건 수가 많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의 성과 압박 역시 상당한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특사경 인지수사권 확보와 합동대응단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각 기관 간 역할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금감원 조사국에서 합동대응단으로 사건을 넘겨주기도 했는데, 이제는 금감원 내부에서 직접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합동대응단과 특사경이 경쟁 구도로 갈 가능성도 있겠지만, 금감원 조사국 입장에서는 외인구단인 합동대응단보다 특사경으로 사건을 넘길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합동대응단은 애초 한시 조직으로 출범했다. 독립적인 상설 기관이라기보다는 기관 간 공조를 위한 임시 체계에 가깝다. 애초 출범할 때부터 단장으로 금감원 부원장이 낙점되며 상하 구조 등을 놓고 잡음이 일었다. 반면 특사경은 금감원 내부 조직으로, 인지수사권 확보를 계기로 조사와 수사를 빠르게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력 구조 역시 변수다. 합동대응단 파견에 반감이 적은 기관은 사실상 금감원이 유일하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파견 부담이 크다는 입장인 반면, 금감원은 조사 업무와의 연속성 측면에서 인력 투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합동대응단 운영 과정에서 금감원 인력 의존도가 높아진 구조가 형성돼 왔다.
과거에도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체계는 여러 차례 손질돼 왔다. 2010년대 초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주가조작 조사에 직접 나서며 금감원과 역할이 나뉘었고, 이후 2022년에는 금융위 자본시장 특사경이 출범했다. 당시에는 수사권 오남용 우려 등을 이유로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권은 제외된 바 있다.
이번에는 금감원이 인지수사권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기능 재정립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유사한 논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조작 대응 체계는 단순한 조직 확대를 넘어, 특사경과 합동대응단 간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권한이 강화된 금감원 특사경과, '임시 조직'에서 점차 규모를 키우고 있는 합동대응단 사이 역할 재편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