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유가에 국고채 금리 부담도 가중…채권시장, 당국 개입에 촉각
입력 2026.03.25 07:00

국고 3년물 3.6%, 10년물 3.8%대까지 치솟아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이 국고채 상승 이끌어
국고 단순매입…통화당국 대응 능력·의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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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환율과 유가가 국고채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시장에서 한국은행의 개입 기준선으로 여기던 레벨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단순매입 등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국고채 3년물은 3.523%, 10년물은 3.835%를 기록했다. 각각 시장에서 한은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되던 3.40%와 3.80%를 넘겼다. 한은의 기준금리인 2.50%와 국고채 3년물의 금리차는 102.3bp(1bp=0.01%포인트)로 확대됐으며,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장단기금리차는 31.2bp로 집계됐다.

    국고채 금리 상승을 이끄는 핵심 재료는 환율과 유가다. 이란 사태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국제유가 상승을 이끌며,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면서 통화정책 긴축 우려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선을 돌파했다.

    유가는 미국과 이란 전쟁 당사국들의 상황 전개에 달려 있으며, 환율과 금리는 결국 통화당국의 대응 능력과 의지에 따라 흐름이 결정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0일 전 연물에 걸친 금리 급등에 긴급 대응해 3, 5, 10년물을 대상으로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했다. 시장 안정 목적의 국채 매입은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경색이 발생했던 2022년 9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매입 직후 10년 이상 장기물은 상승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다만 추경 관련 발언이 잇따르면서 단기물 하락은 제한됐다.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이 "적자국채 발행 없이 추경 집행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만약 당국이 이번 주 안에 유의미한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는다면, 시장은 이를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졌다는 신호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금리 상승을 방치할 경우 통화정책과 시장금리 간 괴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방향으로 수렴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재정지출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현재 국고채 금리 수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부담스러운 레벨"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상황, 환율·금리는 통화당국 대응 능력과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며 "전쟁 완화 또는 WGBI 자금 유입 등 명확한 모멘텀 전까지 보수적 기조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당국은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필요시 국고채 바이백(조기 상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장 변동성이 발생하는 경우 현재 운영 중인 '100조원+알파(α)'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신 후보자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물로 평가받으면서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는 보고서를 통해 이르면 신 후보자가 처음 주재하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 후보자를 두고 "원칙주의자이며, 물가 안정이라는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디.